<신문 사설 큐레이션> ‘게임중독’ 질병 분류… "대립과 경제피해 줄여야"
<신문 사설 큐레이션> ‘게임중독’ 질병 분류… "대립과 경제피해 줄여야"

(사진=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25일(현지시각) 게임중독을 질병(게임사용장애·Gaming Disorder)으로 등록했습니다. WHO는 게임중독을 ‘다른 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해 일상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생겨도 1년 가까이 게임을 계속하거나 오히려 더 하게 되는 경우’로 정의했습니다.
게임중독 질병분류에 대해 국내 이해관계자의 시각은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학부모단체와 교육계, 의료계 등에서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규정되면 이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국가차원의 체계적 관리와 처방이 가능하고, 관련 의료기술 또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합니다.
하지만 게임업계는 게임을 죄악시하는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합니다. 국내 게임학회ㆍ협회ㆍ기관 등 88개 단체로 이뤄진 게임질병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준비위원회는 26일 성명서를 통해 강력한 유감과 더불어 도입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언론은 게임중독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함에도 마땅한 기준과 제도 미비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일단 반길 만한 일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계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음을 감안, 정부와 게임업계가 힘을 모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짜내야 한다고 부연합니다.
◇경향신문 “‘게임중독’ 질병 분류, 국민 건강 살필 대책이 우선이다”
경향은 “게임 과몰입으로 인한 가정 내 불화가 적지 않고, 게임중독이 직간접적 원인이 되어 빚어지는 강력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며 “정부는 WHO의 결정을 계기로 게임 과몰입에 따른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한 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말합니다.
경향은 “정부는 게임시장 위축과 아동의 문화·예술 선택권 제한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며 “국내 게임시장은 WHO의 결정으로 2023~2025년에 매년 2조~5조여원의 위축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문은 “게임업계도 시장위축 우려 등을 내세워 무조건 반대해서도 안된다.”며 “국내 도입은 빨라야 2026년 1월이니, 그사이 충분한 조사 및 논의를 진행한다면 게임업계도 보호하면서 국민 건강도 세밀하게 살필 수 있는 대책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서울신문 “게임중독 질병 분류, 적극적 예방·치료 계기 되길”
서울은 “이번에 게임이용장애에 부여된 질병코드(6C51)는 정신적, 행동적, 신경발달 장애 영역의 하위 항목으로 포함돼 있다.”며 “게임에 과몰입해 통제가 안 되면 정신·행동·신경 장애를 일으킨다는 의미”라고 지적합니다.
서울은 “수면 부족과 활동 부족에 따른 신체건강 문제는 물론 사회적 고립, 공부와 직무수행 방해, 대인관계 갈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이라며 “게임 자체는 질병이 될 수 없지만, 과몰입으로 인한 이런 부작용은 분명 치료해야 할 장애가 분명하다고 본다.”고 주장합니다.
신문은 “국내 게임산업은 연매출 6조 5000억원(한국콘텐츠진흥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큰데, 게임중독의 질병 분류 시 3년간 매출 손실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며 “정부와 게임업계가 힘을 모아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도 짜내야 한다.”고 주문합니다.
◇한겨레 “‘게임중독’ 질병인정, 차분한 사회적 논의 필요하다”
한겨레는 “게임중독의 질병 인정이 이용자를 ‘잠재적 정신질환자’로 낙인찍거나 죄책감을 심어 업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임업계의 반발이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며 “아직 인과관계나 과학적 연구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성급한 질병 인정이 과잉의료를 촉발하고 나아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지적 또한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신문은 “하지만 이런 이유들이 게임중독을 사회적 관리나 논의의 대상으로조차 삼을 수 없다는 주장의 근거가 될 순 없다.”며 “게임중독 관리가 게임산업 자체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보는 건 지나친 두려움이나 과장이다.”고 지적합니다.
한겨레는 “그동안 우리 사회엔 게임에 대해 산업긍정론과 부작용으로 인한 폐해론이라는 대립구도만 있었다.”며 “이번 결정을 게임산업 강국에 걸맞은 선진적인 게임이용문화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일보 “WHO의 ‘게임중독’ 질병 결정, 사회적 합의 시급하다”
한국은 “이번 결정으로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인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죄의식을 느낄 수 있고 게임 개발자들의 자유로운 창작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수출효자산업인 게임시장이 심대한 타격을 받는 것도 걱정거리”라고 했습니다.
신문은 “하지만 WHO의 결정에 따라 게임중독 질병코드 도입은 피할 수 없게 됐다.”며 “따라서 게임중독 진단기준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하고, 대상범위를 최소화하는 등 파장을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국은 “정부는 물론, 학부모와 전문가 그룹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가 6월 중 출범할 것이라니 게임중독의 쟁점과 논란에 대해 여유를 갖고 차분히 정리해 나가기 바란다.”고 주문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