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자 이름 몰라도 소송 가능…'그날의 통화'가 열쇠다
상간자 이름 몰라도 소송 가능…'그날의 통화'가 열쇠다
법원 통한 '사실조회'로 신원 추적…통화기록 1년 지나면 사라져 '골든타임' 사수해야

상간자 신원을 몰라도 통화기록만 있다면 소송이 가능하며, 법원의 사실조회 명령으로 인적사항 파악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배우자의 외도 증거는 차고 넘치지만, 상간자의 이름을 몰라 소송을 포기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특정 시간대의 통화 기록만 있다면 소송을 통해 법원의 '사실조회' 명령으로 상간자의 신원을 합법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통신사의 통화 기록 보존 기간이 통상 1년에 불과해, 망설이는 사이 결정적 증거가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절차는 명확하지만, 시간과의 싸움이 관건인 셈이다.
“증거는 있는데…이름 모를 그 사람, 고소 못 하나요?”
“상간 사실을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는 있습니다만 신원을 합법적인 방법으로 알아내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배우자의 외도로 고통받는 한 의뢰인의 절박한 호소다.
의뢰인은 배우자와 상간자의 통화 내용을 옆에서 직접 들어서 외도 사실을 확신했고, 날짜와 시간까지 특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소송에 필요한 상간자의 이름, 주소 등 인적 사항을 전혀 알지 못해 소송 제기를 망설이고 있었다.
이처럼 증거는 있지만 피고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는 상간자 소송을 준비하는 이들이 흔히 마주하는 첫 번째 장벽이다.
2단계 '사실조회'…법원이 대신 찾아주는 상간자 신원
전문가들은 이런 경우 '소송 제기 후 사실조회'라는 합법적 절차를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이 직접 신원을 파악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그 절차는 명확하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우선 성명불상자로 소장을 접수한 후 배우자의 통신사를 상대로 사실조회를 신청해 상간자의 전화번호를 확보하는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알아낸 후에는 다시 이동통신 3사에 가입자 인적 사항에 대한 사실조회를 진행하여 피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및 주소지를 특정하게 됩니다”라고 2단계 과정을 설명했다.
먼저 소송을 시작한 뒤, 법원의 힘을 빌려 통신사에 정보 제공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실무에서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 역시 “질문하신 방법 — 배우자의 특정 시간대 통화 상대방 번호를 사실조회로 특정하는 방식 — 은 실무에서 실제로 활용되는 방법이며, 유사한 구도의 상간자 소송에서 이 절차를 통해 피고를 특정한 경험이 있습니다”라고 확인했다.
1년 지나면 기록도 증발…'골든타임' 놓치면 끝
다만 이 절차에는 결정적인 '시간 제한'이 있다. 바로 통신사의 통화 기록 보존 기간이다.
법무법인 리그 공선영 변호사는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통신사의 통화내역 보존 기간이 통상 1년 내외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시일이 지체되면 핵심 자료가 소멸될 수 있으므로, 소 제기와 사실조회 신청을 조속히 진행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합니다”라고 경고했다.
통화한 지 1년이 지나버리면, 법원에 사실조회를 신청해도 통신사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상간자 특정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망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송 자체가 원천 봉쇄될 위험이 커지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