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00만원 판결' 비웃는 대표, 벤츠는 타는데 회사 잔고는 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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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0만원 판결' 비웃는 대표, 벤츠는 타는데 회사 잔고는 0원

2026. 03. 19 14:2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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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뒤에 숨은 악덕 사장…변호사들 “개인 재산 뺏을 방법 있다”

임금 소송에서 이겨도 회사가 빈 껍데기라 돈을 못 받는 경우, 대표가 회사를 개인 금고처럼 쓴 증거를 확보하면 '법인격 부인' 법리로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8,400만 원 임금 소송에서 이기고도 돈 한 푼 받지 못하는 직원의 피눈물. 법인 계좌는 텅 비었지만, 대표는 고가 외제차를 몰며 형사재판까지 무시하는 상황.


법조계는 회사 돈을 '개인 금고'처럼 쓴 정황이 명백하다면 '법인격 부인'이라는 법의 칼로 대표 개인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승소를 위해서는 법인과 개인이 한몸처럼 움직였다는 구체적 증거 확보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판결문이 휴지조각?…법정 조롱하는 대표의 두 얼굴


직장인 A씨는 전 직장을 상대로 제기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8,400만 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법원을 통해 진행한 재산조회 결과 회사의 모든 시중은행 계좌 잔고는 '0원'으로, 법인은 빈껍데기 상태였다.


A씨를 더욱 분노하게 한 것은 대표이사의 뻔뻔한 행태다. 그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형사재판에 넘겨졌음에도 무려 4차례나 공판에 불출석하며 사법 절차를 노골적으로 무시했다. 법원마저 피고인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을 정도다.


정작 대표 개인은 벤츠, 팰리세이드 등 고가 차량 2대를 운행하며 호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정당한 죗값을 치르기는커녕 법을 비웃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방패막이일 뿐'…대표 개인에게 칼날 겨누는 법리


변호사들은 이처럼 주식회사의 유한책임 제도를 악용하는 대표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방법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법인격 부인론'이다.


회사가 서류상으로만 존재할 뿐 실질적으로는 대표의 개인 기업처럼 운영되거나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때, 그 법인격을 부인하고 배후에 있는 개인에게 직접 책임을 묻는 법리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대표이사가 의도적으로 법인을 이용해 자산을 은닉하거나 급여·재무자료를 허위로 제출하는 등 ‘법인격 남용’ 또는 ‘유한책임 회피’ 정황이 명백하게 입증되면, 법원은 민사상 법인과 대표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개인에게 책임을 물릴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이 법리를 매우 예외적이고 엄격하게 적용하므로 철저한 입증 책임은 소송을 제기하는 A씨에게 있다.


승패의 열쇠, '개인 금고'로 쓴 흔적을 찾아라


그렇다면 무엇으로 회사가 대표의 '개인 금고'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순히 대표가 좋은 차를 탄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법률사무소 무제 홍원표 변호사는 “기업 검토 실무 경험상 법인격 부인은 단순히 외제차 운행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며, 법인 자금과 개인 자산이 혼용된 구체적 지점을 입증하는 것이 결론을 가르는 핵심 기준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승패는 구체적인 '증거'에 달렸다. A씨가 이미 확보한 '급여 허위 신고' 자료는 중요한 단서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실제보다 낮게 급여를 신고하거나, 지급명세서를 허위로 제출해 체불을 은폐했다면 이는 단순 체불을 넘어 적극적인 기망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법인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는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와 법인 금융거래정보를 확보하여 법인 자금이 대표이사 개인 계좌나 차량 리스료 등으로 유출된 흔적을 특정하는 것이 승패를 가르는 핵심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증거 확보' 후 소송…“승소 가능성 충분하다”


변호사들은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대표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법인 계좌의 돈이 대표 개인을 위해 쓰인 흔적이 나온다면 결정적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금융거래정보 회신 결과 법인 돈이 대표이사 개인 계좌나 리스료 결제 등으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되면, 이를 토대로 대표이사 개인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내다봤다.


물론 쉬운 싸움은 아니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대표 개인 책임 추궁 방법으로 법인격 부인 외에도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750조), 이사의 제3자에 대한 책임(상법 제401조의2) 등을 함께 거론하며, 대표 개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부터 시작해 증거를 보강하며 소송을 진행하는 단계적 전략을 권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단순히 회사에 돈이 없고 대표가 잘 산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인을 사실상 개인 지갑처럼 사용했다는 점이 드러나야 합니다”라며 치밀한 증거 수집과 법리 구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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