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문 닫습니다" 늘어나는 법인파산⋯회사 대표 책임은 어디까지?
"코로나 때문에 문 닫습니다" 늘어나는 법인파산⋯회사 대표 책임은 어디까지?
신용보증기금 등 대출받았는데⋯연대보증 없이 책임·투명경영 서약
법인 파산 절차 정상적으로 마무리하면⋯대출금에 대한 대표자의 개인 책임은 없어
단, 파산신청 전 세금 및 임금, 가지급금 등을 우선 정리하는 게 좋아

극심한 매출 감소로 10년 남짓 자식처럼 키워온 회사 문을 닫게 된 A씨. 어떻게 회사의 마지막을 잘 정리할 수 있을까. /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모두가 어렵다. 코로나19라는 누구도 예상 못 한 재난 앞에서는.
A씨 역시 이 역경을 이겨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지만, 이제 한계다. 극심한 매출 감소로, 10년 남짓 자식처럼 키워온 회사지만 문을 닫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막상 회사를 정리하려고 보니,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게 있다. 모두 합쳐 9억원. 이 과정에서 대표자로서 연대보증을 선 것은 없다. 대신 두 보증기관과 책임·투명경영 협약을 했다.
만약, 이 상황에서 A씨가 회사 문을 닫는다면 어떤 책임이 돌아올지 알고 싶다. 또한, 개인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A씨도 개인 파산신청을 하는 게 나을지 궁금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이 창업한 지 7년이 넘는 중소기업에 대출 보증을 할 때는 법인대표자로부터 연대보증을 받지 않도록 했다.
연대보증제도가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는 데 장애 요인이라는 지적에 따른 정책 변화였다. A씨도 여기에 해당해 연대보증을 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회사 대출금을 개인적으로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대표자로서 연대보증을 서지 않았다면 법인 명의의 채무만 있는 것이므로, A씨 개인 명의로 책임질 것은 없다"고 못 박았다.
심 변호사는 "법인의 파산 절차만 정상적으로 마무리하면 대표자의 신용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연대보증을 하지 않은 대신에 보증기관들은 책임·투명경영이행 협약에 서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A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법무법인(유한) 영진의 이장주 변호사는 "A씨의 기업이 책임·투명경영이행 협약을 성실히 준수했다면 아무 문제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A씨에게 대출금 상환책임은 없더라도 신용등급 등에는 영향이 갈 수 있다"고 했다.
덧붙여 "A씨가 책임·투명약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면, 파산 기업의 '관련인'으로 등재될 수도 있다"고 이장주 변호사는 말했다.
'관련인'으로 등재되면 전 금융권이 해당 개인에 대한 부실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대부분 신용등급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대출 만기 연장 등이 불가능해져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도 중요한 법이다. 어떻게 회사의 마지막을 잘 정리할 수 있을까.
아고라 법률사무소의 김현용 변호사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첫째로는 법인파산 신청을 통한 청산이다. 이 방법은 채권자와의 분쟁 소지를 막는데 가장 효율적이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비용적 부담으로 차선책을 찾는다면 '해산 간주', '청산 간주'로 법인을 그냥 두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법인을 계속 경영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빚만 늘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된다면, 법인파산을 통해 정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만약 '법인파산'을 신청한다면, 대표인 A씨가 유의해야 할 일을 무엇일까.
법무법인 조율의 노영호 변호사는 "A씨가 과점주주(발행주식의 과반수를 소유하고 기업경영을 지배하는 사람)라면 체납된 세금이 있는지 먼저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 등도 해결해야 한다. 이를 미지급할 시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노 변호사는 "최근 새로 주문한 물품대금 등 채무 등은 없는지, 가지급금 등은 없는지 확인한 후 이를 먼저 정리하는 게 좋다"고 했다. 사기나 횡령, 배임 등 형사적으로 책임을 질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