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대표'에 5600만원 떼인 프리랜서의 절규
'믿었던 대표'에 5600만원 떼인 프리랜서의 절규
회사는 빈껍데기, 대표는 파산 암시... 돈 받을 길 열릴까?

2년간 5600만 원의 대가를 받지 못한 프리랜서가 대표의 파산 준비 정황에 대해 법적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년 넘게 일한 대가 5600만 원을 받지 못한 한 프리랜서의 사연이 전해졌다. 대표는 지급을 미루면서 뒤로는 파산을 염두에 둔 정황이 드러났고, 회사는 이미 지급 능력을 상실한 상태로 알려졌다.
암담한 상황 속에서, 법률 전문가들은 채권 회수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속하고 다각적인 법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금씩 갚겠다"던 약속, 돌아온 건 배신감
대학원생 겸 프리랜서로 일해 온 A씨는 2022년 8월부터 한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그러나 평소 알고 지내던 대표와 쌓은 신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월급이 밀리기 시작해 받지 못한 돈은 2025년 1월까지 총 14개월치, 5600만 원에 달한다.
대표는 "조금씩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지만, 그 와중에 더 비싼 전셋집으로 이사하고 아내를 회사에 허위로 취업시켜 급여를 지급한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주변 동료를 통해 회사가 급여를 지급할 능력과 의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대표가 파산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는 것을 알게 되자 더 늦기 전에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심했다. 그에게 남은 증거는 2022년 초반의 4개월짜리 외주 계약서와 그간의 업무 내용이 담긴 이메일, 카카오톡 대화뿐이다.
'근로자'냐 '사업자'냐… 운명이 갈릴 첫 관문
전문가들은 A씨가 처한 상황을 해결할 첫 단추로 그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꼽았다.
법률사무소 선진 황으뜸 변호사는 "프리랜서의 경우 민법상 위임계약에 해당되며, A씨가 회사로 부터 받는 금품은 근로기준법상 임금이 아닌 민법상 보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A씨는 노동청이 아닌 법원에 민사소송을 통해 '용역대금'을 청구해야 한다.
반면,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다른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최대한의 근로자성 인정받기 위한 법적 준비를 하여 노동청에 임금체불로 대표를 고소하고,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한 방편으로 A씨에게 체불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대표를 형사적으로 압박해 체불된 돈의 지급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어느 쪽이든 A씨의 권리를 입증할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입을 모았다.
'빈 껍데기' 회사… 대표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회사에 재산이 없다면 판결문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이것이 A씨의 가장 큰 고민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소송에 앞선 철저한 준비를 강조하며 "소송 제기 전 내용증명을 통해 지급을 최고하고, 사업자등록사항과 부동산등기부등본 등을 미리 확인하여 가압류 대상 재산을 특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회사의 남은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 신청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 역시 "받아내야 하는 돈이 적지 않으므로 신속히 법적 조치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라며 빠른 행동을 촉구했다.
원칙적으로 법인의 빚을 대표 개인이 갚을 의무는 없지만, A씨의 사례처럼 대표가 회사를 사유화한 정황이 뚜렷하다면 '법인격 부인'이라는 법리를 통해 대표 개인의 재산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열린다.
"파산 전후, 빠른 조치가 중요"… 전문가들의 마지막 경고
법률 전문가들은 '시간이 없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회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가면 돈을 돌려받는 길은 더욱 좁아지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민사소송의 가능성과 현실적 한계를 짚으며 "민사 소송을 제기하려면 체불된 5600만원에 대한 청구소송을 할 수 있으며, 소송을 통해 임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수입이나 자산이 없다면 강제집행이 어려울 수 있고, 대표 연대보증이 폐지된 상태라면 배상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의 파산 가능성을 감안할 때, 법원에 채권자로서 우선권을 주장하거나 파산 신청 전후에 빠르게 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 조수진 변호사는 소송보다 절차가 빠른 '지급명령' 신청을 먼저 검토하거나, 대표가 지급 능력 없이 일을 맡긴 행위에 대해 '사기죄' 고소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A씨가 5600만원을 되찾기 위한 최선의 길은,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변호사와 상담하여 가능한 모든 법적 카드를 신속하고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