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채팅에서 욕 먹고 패드립까지 당했는데…고소할 수 있나요?
게임 채팅에서 욕 먹고 패드립까지 당했는데…고소할 수 있나요?
법조계 “특정성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게임 중 벌어진 말다툼이 신상 공개와 부모를 겨냥한 모욕으로 번졌다.
상대방은 “혼잣말이었다”고 둘러댔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신상 정보가 공개된 이후 발언은 처벌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게임 속 욕설, 언제부터 범죄가 될까?
욕설에 신상 공개…돌아온 건 패드립
사건은 한 온라인 게임 채팅창에서 시작됐다. A씨는 게임을 하던 중 팀원으로부터 “저 새끼 사람 새낀가?, 교육 못 받은 티 내네”라는 욕설을 들었다.
당시에는 서로의 신원을 전혀 알지 못하는 익명 상태였다. 이에 격분한 A씨가 자신을 특정할 수 있는 여러 신상 정보를 공개하자, 상대방은 “엄마가 없는 거야 아빠가 없는 거야 딱 말해”라는 패륜적인 말을 남기고 게임을 떠났다.
A씨가 자신을 향한 발언이냐고 따져 묻자 상대는 혼잣말이었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A씨는 신상 공개 전후 발언이 모두 처벌 대상이 되는지 법률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신상 공개 전 욕설, 처벌 어려운 이유
법률 전문가들은 모욕죄 성립 핵심 요건으로 특정성을 일제히 지목했다. 특정성은 모욕적인 발언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 제3자가 명확히 알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한병철 변호사는 “처음 '사람새끼, 교육 못받았네' 발언은 당시 신상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특정성이 부족해 단독으로 모욕죄 성립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욕설이 오갔더라도 당시에는 누가 누구를 욕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었기에 죄를 묻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하지만 해당 발언들은 사건의 전체적인 맥락과 상대방의 악의적인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중요한 정황 증거로 작용하여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참작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여, 신상 공개 전 발언이 완전히 무의미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혼잣말이었는데요?”…공개 채팅창에선 통하지 않는 변명
법적 판단의 무게추는 A씨가 신상을 공개한 이후 발언으로 급격히 기운다. 변호사들은 A씨의 신상이 공개된 이상 “엄마가 없는 거야 아빠가 없는 거야 딱 말해”라는 발언은 명백히 A씨를 겨냥한 것으로 특정성이 성립한다고 보았다.
상대방의 혼잣말 주장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게이트 김범석 변호사가 “가해자가 혼잣말이라고 변명하더라도 채팅창에 기재된 이상 공연성은 부정되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보는 채팅창에 글을 남긴 행위 자체가 공연성을 충족시키므로, 혼잣말이라는 변명은 법리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처벌 관건은 전체 대화…증거 확보가 핵심
결론적으로 A씨가 모욕죄로 상대방을 고소할 경우, 신상 공개 이후의 발언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증거 수집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병철 변호사는 “단일 문장이 아니라 대화 흐름 전체로 모욕 여부가 판단되므로 맥락 정리가 핵심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욕설 한두 마디를 캡처하는 것을 넘어, 신상 공개 시점을 기준으로 대화 전체 로그를 시간순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가 시작되는 친고죄로,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장을 제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