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폐교회로 불러내 '갑질 폭행'... 호카 총판사 대표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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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폐교회로 불러내 '갑질 폭행'... 호카 총판사 대표 사퇴

2026. 01. 07 17:51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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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없으면 징역형 불가피?

조성환 대표, 하청업체 직원 상대 유형력 행사 인정

호카 /연합뉴스

글로벌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을 담당하는 조이웍스앤코의 조성환 대표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며 파문이 일고 있다. 조 대표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전격 사퇴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는 등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폐교회 건물이었다. 조 대표는 이곳으로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들을 불러낸 뒤, 이들에게 폭언과 함께 물리적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청업체 대표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특정 장소로 소환하고 위력을 행사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 대표는 7일 공식 사과문을 통해 "부적절한 행동으로 많은 분께 분노와 실망을 드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물리력 행사는 정당화될 수 없음을 알고 있음에도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고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조이웍스앤코 측 역시 조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단순 주먹질 아니다"... 법조계가 주목하는 '강요 및 모욕' 혐의

법조계에서는 조 대표의 행위가 단순 폭행죄를 넘어 여러 법적 쟁점을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우선 형법 제260조 제1항에 따른 폭행죄 성립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판례에 따르면 폭행은 반드시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상대방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 행사를 포함한다 (광주고등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노251 판결).


주목할 부분은 '강요죄'의 성립 여부다. 조 대표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폐교회라는 특정 장소로 강제로 오게 했거나, 폭행을 수단으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면 형법 제324조 강요죄가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원청 대표라는 지배적 지위를 이용한 경우 가중 처벌의 요소가 된다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참조).


또한, 다수의 하청업체 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언이 오갔다면 형법 제311조 모욕죄도 추가될 수 있다. 법 전문가는 "원청과 하청이라는 특수 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법원은 이를 직장 내 괴롭힘과 유사한 성격의 질 나쁜 범죄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징역형 vs 벌금형... '합의' 여부에 갈리는 운명의 갈림길

조 대표가 받게 될 실질적인 처벌 수위는 피해자들과의 '합의' 여부에 따라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기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형법 제260조 제3항).


만약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유사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한 수준의 처벌이 예상된다. 과거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을 폭행한 사건에서 벌금 700만 원이 선고된 바 있으며 (울산지방법원 2023. 5. 4. 선고 2023고단145 판결),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이 동반된 경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수원지방법원 2024. 7. 22. 선고 2023노6457 판결).


반면, 조 대표가 범행을 인정하고 사퇴하는 등 자발적 책임을 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해 '처벌불원서'를 제출한다면 기소유예나 공소기각으로 사건이 종결될 수도 있다. 하지만 강요죄가 인정될 경우 이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와 상관없이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사퇴는 시작일 뿐... 남은 법적 절차와 양형의 변수

현재 조 대표는 사과문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법적 절차는 이제 시작 단계다. 수사 기관은 현장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폭행 정도와 강압적 소환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관계자는 "조 대표 측이 양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담긴 합의서를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사회적 공분이 큰 사안인 만큼 법원이 '우월적 지위 남용'을 엄중히 판단해 합의 여부와 별개로 무거운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갑질' 문화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조 대표의 퇴진이 법적 면죄부로 이어질지, 아니면 실질적인 형사 처벌의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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