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납품받고 돌연 '폐업' 해버린 업체⋯변호사가 알려주는 거래대금 받아내는 법
물건 납품받고 돌연 '폐업' 해버린 업체⋯변호사가 알려주는 거래대금 받아내는 법
폐업 절차 완료 여부부터 확인하고 대응 방향 결정해야
법인 해산 절차 완료 전이라면? 지급명령 신청⋯해산 완료됐다면?
"이미 법인 상대로 돈 받기 힘들다"며 사기죄 고소 조언한 변호사도 있어

물건을 납품한 회사가 두 달 만에 돌연 폐업 신고를 해버렸다. 당황스럽기만 한 A씨. 이대로 물건값은 돌려받지 못하는 걸까. /셔터스톡
A씨는 올해 한 업체에 1000만원 어치의 물건을 납품했다. 외상이었다. 대금을 받기로 한 날이 지났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서로 어려우니 조금 더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두 달 만에 업체가 돌연 폐업 신고를 해버렸다.
당황한 A씨는 바로 업체 대표에게 연락해 물건값을 요구했지만 "곧 해결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납품한 곳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곳이 아니라 골치가 더 아프다. 해당 법인이 폐업 신고를 해버리면 업체 대표에게 책임을 물리는 연결고리가 일단 끊어져, 문제가 상대적으로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A씨는 해당 업체 대표 서명이 있는 납품명세서와 그동안 대표와 주고받은 문자 내용을 보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납품 대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 알고 싶다고 변호사에게 도움을 구했다.
우선 변호사들은 A씨에게 단계별로 대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조언했다.
①법인 해산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다면? 법인에 지급명령 신청
법률사무소 창현의 조계창 변호사는 "업체가 폐업 신고를 했다 하더라도 법인 해산 및 청산 절차를 완료하지 않았다면 여전히 법인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이 경우 지급명령 신청을 해 일단 집행권원을 취득해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변호사는 "해당 업체가 지급명령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하지 않는 경우 지급명령은 그대로 확정된다"며 "이후 회사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②법인 해산 절차가 '완료'되었다면? 사업주의 보증 여부 확인
법무법인 영우의 임광훈 변호사는 "채무자가 법인사업자였으나 폐업 절차가 완료된 경우에는 사실상 채권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사업주가 법인에 대해 연대보증을 서거나 채무에 공동책임을 지기로 했는지도 파악해 보라고 했다.
임 변호사는 "(사업주가 보증을 섰을 경우) 법인이 폐업한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에게 채무변제를 요구할 수 있다"며 지급명령을 신청할 것을 조언했다.
일반 소송보다 소요 기간도 짧고, 절차가 간단하며, 지급명령 판결문이 채무자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변호사들은 업체 대표를 사기죄로 고소해 합의를 끌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있다면 함께 하라고 조언했다. 액수가 커질수록, 피해자가 많을수록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다루는 중요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이미 폐업을 한 상황이라면, 법인을 상대로 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 대표가 처음부터 물품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로 보이므로 사기죄로 고소하는 방법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윤현석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법무법인 주원의 이영철 변호사도 "물건을 공급받고 두 달 만에 폐업했는데, 이는 대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A씨를 속여 물품을 편취한 것으로 보여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 변호사는 "해당 업체의 폐업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가 1000만 원이 전부라면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작다"며 "대표가 벌금형으로 때우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다른 피해자가 있다면 함께 고소하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正의 정지웅 변호사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정 변호사는 "피해 금액 자체가 소액으로 볼 수 있어 피해자들이 한꺼번에 고소하는 게 소송 진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업체 대표에게 사기죄가 적용된다면, 그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