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검사 갔다가 '성기능 상실'…병원의 조직적 은폐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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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검사 갔다가 '성기능 상실'…병원의 조직적 은폐 정황

2026. 05. 11 11:0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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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실수에 진료기록 조작, 모욕적 발언까지…법조계 “중대한 위법 행위”

호르몬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은 남성이 간호조무사 실수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고 후유증을 겪었다. / AI 생성 이미지

단순 호르몬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간호조무사의 실수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고 성기능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병원 측은 사고 이후 진료 기록을 조작하고 환자 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등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정황까지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법조계는 단순 의료과실을 넘어 여러 범죄가 결합된 중대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검사만 해달랬는데…" 날벼락이 된 남성호르몬 주사


모든 비극은 한순간의 실수에서 시작됐다. A씨는 "병원에 호르몬 검사만 요청했는데 간호조무사가 실수로 남성 호르몬 주사를 꽃았습니다"라고 절규했다.


이 주사 한 대로 그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정상 범위를 아득히 넘어 9.5까지 치솟았고, 신체 균형을 조절하는 다른 호르몬(LH, FSH) 수치는 바닥을 쳤다.


의사는 "두 달은 피임해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문제는 그보다 심각했다. A씨는 갑작스러운 성기능 장애를 겪었고, 이로 인해 "잘 돼 가던 여성분과도 헤어졌습니다"라고 고백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그를 정신과로 이끌었고, 결국 직장에 휴직까지 상담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기록 없다, 네 탓 아니냐"…조작과 모욕으로 점철된 병원의 대응


A씨를 더 절망하게 한 것은 병원의 후속 대응이었다. 병원은 명백한 투약 사고가 있었음에도 의무기록에 주사 사실을 통째로 누락했다. 심지어 병원에 방문하지도 않은 날짜에 혈액을 채취했다고 허위 기재까지 했다. A씨가 간호기록지와 약물관리대장을 요구하자 병원은 '없다'는 말로 일관했다.


은폐 시도 정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병원은 검사 결과를 설명하며 비정상 수치가 찍힌 호르몬(FSH, LH) 항목을 고의로 공란 처리한 뒤 "보시다시피 정상이니 상급병원이 제안한 영상촬영을 할 필요가 없다"고 A씨를 기만했다.


A씨가 업체 원본 기록을 직접 받아 확인한 뒤에야 조작 사실이 드러났다. 병원 측은 오히려 "왜 주사를 놓는 데 거절하지 않았냐. 불법 약물을 사용하시는 것 아니냐"는 등 모욕적인 발언으로 A씨에게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사고를 낸 간호조무사는 A씨의 의무기록을 무단으로 열람해 개인적으로 전화를 걸어 용서를 구하기까지 했다.


"단순 과실 아닌 복합 범죄"…변호사들이 지적한 혐의들


법률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단순 실수를 넘어 여러 법률을 위반한 '복합 범죄'의 성격을 띤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변호인들은 공통적으로 ▲업무상 과실치상 ▲무면허 의료행위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누락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지적했다.


정진열 변호사는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구체적 지시 없이 단독으로 주사를 놓았다면 의료법 위반입니다"라고 지적했고, "사고라 할지라도 모든 의료행위는 기록되어야 합니다. 기록 누락은 의료법 위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진료 목적 외에 사과를 위해 환자 정보를 이용한 것에 대해 "진료 목적 외에 사적인 사과나 회유를 위해 환자 연락처를 이용한 것은 법 위반 소지가 다분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최이선 변호사 역시 "병원 측이 내부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더라도 의뢰인님이 이미 확보하신 검사 결과 원본이 있으므로, 이를 대조하여 병원의 은폐 시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기록 조작은 독립적 불법행위"…피해 회복을 위한 조언은?


전문가들은 A씨가 정당한 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철저한 증거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병원이 고의로 기록을 누락하고 조작한 행위는 의료과실과 별개로 '독립적인 불법행위'로 인정돼 추가 위자료 청구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실제로는 EMR 로그, 약품불출기록, CCTV, 전산접속기록 등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변호사를 통해 증거보전신청 또는 문서제출명령 검토가 필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성기능 장애와 약물 오남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열 변호사는 "상급병원(비뇨의학과)에서 현재 상태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서와 함께 '약물 오투약으로 인한 인과관계'에 대한 소견을 최대한 확보하셔야 합니다"라며, 병원이 제공한 조작된 결과지와 원본 결과지의 '대비표'를 만드는 것이 '증거인멸'과 '기망'의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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