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고소했더니 "가족에 알렸다"며 맞고소…이 경우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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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고소했더니 "가족에 알렸다"며 맞고소…이 경우 처벌받을까?

2026. 08. 25 09:1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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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사기·강간 피해 사실 알리자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여성…변호사들 "죄 성립 가능성 낮다"

9년 전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접근한 남성을 고소한 여성이 이 사실을 남성의 가족에게 알렸다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9년 전 유부남인 사실을 숨기고 접근한 남성에게 사기·강간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A씨. 오랜 고민 끝에 올해 1월 남성을 고소했다.


A씨는 고소 사실을 남성의 아내와 어머니에게 알렸다가, 되레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를 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피해 사실을 알린 행위 때문에 되레 처벌받게 될 수도 있는 걸까?


9년 만의 고소, 그러나 돌아온 건 '보복성 맞고소'


A씨는 9년 전 교제했던 남성 B씨를 올해 1월 사기와 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B씨가 당시 아이가 둘이나 있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총각 행세를 하며 금전을 갈취하고, 성폭행까지 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이후 사기 혐의는 검찰이 B씨에게 벌금형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청구하는 '구약식 처분'이 내려졌다. 강간 혐의는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그런데 고소 이후 B씨 측의 반격이 시작됐다. B씨는 먼저 A씨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A씨에게 '혐의없음(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B씨는 A씨가 자신의 아내와 어머니에게 카카오톡으로 "사기·강간으로 고소 진행 중이니 그리 아시라"고 알린 사실을 문제 삼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또다시 A씨를 고소했다.


"가족에게 알린 게 허위사실 유포?"…변호사들 "성립 어렵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A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허위사실을 알린 것으로 보기 어렵고, 비방 목적이나 공연성(불특정 다수에게 퍼질 가능성)을 인정하기도 힘들다는 분석이다.


우선 A씨가 알린 '고소 진행 중'이라는 내용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므로 '허위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단순히 '사기·강간으로 고소를 진행 중이다'라고 알린 것과 '상대방이 사기범·강간범이다'라고 단정한 것은 법적 평가가 상당히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사기 부분이 실제 구약식 처분까지 이루어졌다는 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며 A씨가 알린 내용이 허위가 아님을 뒷받침한다고 봤다.


A씨에게 상대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법무법인 쉴드 조재황 변호사는 "금전적 요구 없이 사실관계만을 전달한 점 등은 비방의 목적이 아니라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한 정당한 목적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메시지를 받은 상대가 B씨의 아내와 어머니 두 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A씨에게 유리한 지점이다.


법무법인 시작 변서연 변호사는 "대법원은 발언 상대방이 배우자·친척 등 사적으로 친밀한 관계에 있어 비밀보장이 상당히 기대되는 경우, 원칙적으로 전파가능성(공연성)을 부정하는 법리를 확립해 왔다"며 A씨의 경우 이 법리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법무법인 쉴드 남천우 변호사는 "판례는 그 상대방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있어, 이 부분이 다투어질 여지가 있다"고 신중한 의견을 냈다.


무고 '불기소' 처분, 결정적 증거 될 수 있어


변호사들은 B씨가 제기했던 무고 고소에 대해 A씨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사실이 이번 명예훼손 사건에서 결정적인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A씨가 이미 무고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면, 수사기관 역시 A씨의 고소를 완전히 악의적인 허위로 단정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반증이 된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무고 고소가 불기소로 종결된 이후 다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제기한 정황은 보복성 고소의 패턴으로 볼 수 있다"며 "수사기관도 이러한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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