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보험 특약 믿었는데…경매 통지서 날아온 날
전세보증보험 특약 믿었는데…경매 통지서 날아온 날
보증보험 가입 약속 어긴 집주인, 세금 문제로 반려…법률 전문가들 "기다리면 보증금 잃는다" 만장일치 경고

집이 경매에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내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기다려달라'는 집주인의 말, 믿어도 될까?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약속하는 특약 하나만 믿고 부푼 꿈을 안고 입주한 새집.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어느 날 법원에서 날아온 '임의경매개시결정' 통지서는 한 세입자의 꿈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집주인은 "해결 중이니 배당신청을 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호소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기다리면 전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믿었던 특약의 배신…'안전장치'는 없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월이었다. 세입자 A씨는 임대사업자인 집주인이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준다는 특약을 믿고 전세계약을 체결, 3월 초 입주했다. 보증보험은 전세 사기 위험으로부터 보증금을 지켜줄 유일한 '안전장치'였다.
집주인은 서류를 꾸려 보험 가입을 신청하는 듯했지만, 시간은 하염없이 흘렀다. 불안한 마음에 확인해 본 결과, 보증보험 신청은 이미 '반려'된 상태였다. 집주인은 "세금 문제 때문"이라며 "다시 준비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날벼락 같은 '경매 통지서'…집주인은 "기다려달라"만
불안감은 올해 10월 22일 현실이 됐다. A씨의 보금자리에 법원의 임의경매개시결정이 떨어진 것이다. 집주인이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상황. A씨는 패닉에 빠졌다.
집주인은 이번에도 "내가 해결할 테니 경매 절차에서 보증금을 돌려달라는 배당요구 신청을 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A씨를 설득했다. A씨는 11월 초까지 경매가 취소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고, 집주인도 이를 알겠다고 답했다. A씨는 집주인의 말을 믿고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법률 전문가들 "만장일치 경고…기다리면 잃는다"
이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절대 기다리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집주인의 요청으로 배당신청을 미루는 것은 위험하므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 역시 "임대인의 제안은 거부하고, 배당요구는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A씨는 이미 두 가지 강력한 계약 해지 사유를 확보했다. 첫째는 '보증보험 가입 특약 불이행', 둘째는 '임의경매 개시'로 인한 계약의 정상적 이행 불능이다. 이 상황에서 집주인의 말만 믿고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경매 절차에서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보증금 지키는 '골든타임'…지금 당장 해야 할 일
그렇다면 A씨가 자신의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명확한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첫째, '계약 해지 의사'를 내용증명 등 서면으로 명확히 통보해야 한다. 특약 불이행과 경매 개시를 해지 사유로 명시하고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둘째,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법원에서 정한 배당요구종기일 이내에 '반드시' 배당요구 신청을 해야 한다. 이는 경매 매각 대금에서 자신의 보증금을 변제받을 권리를 행사하는 핵심 절차다. 이 시기를 놓치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있더라도 돈을 돌려받을 길이 막막해진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절차와 함께 전세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집주인의 약속은 이미 여러 차례 깨졌다. 이제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스스로 지켜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