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상담 기록, '삭제' 요구해도 될까?…'찝찝함'에 떠는 당신을 위한 법률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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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상담 기록, '삭제' 요구해도 될까?…'찝찝함'에 떠는 당신을 위한 법률 가이드

2026. 01. 02 09:5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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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상담 후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변호사법상 비밀유지의무와 개인정보보호법상 삭제요구권, 법률 전문가들이 말하는 '당연한 권리'와 그 행사 방법을 심층 분석했다.

변호사와의 단순 상담 기록이 불안하다면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변호사 상담 기록, '디지털 주홍글씨' 될까 불안?…'삭제 요청'은 당신의 당연한 권리


변호사와의 단순 상담 기록 삭제 요구는 개인정보보호법이 보장하는 '당연한 권리'다. 잠깐 나눈 민감한 이야기가 변호사 컴퓨터에 '디지털 주홍글씨'처럼 남을까 불안했다면, 이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런 요구를 하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의 실체를 현직 변호사들의 답변과 법 조항을 통해 명쾌하게 파헤쳤다.


내 사생활이 담긴 파일, 변호사 컴퓨터에 잠들어 있다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익명의 질문이 올라왔다. "변호사님께 상담 내역 및 자료 삭제 요청을 드리면 저를 이상하게 보실까요?"


질문자는 변호사와 잠시 상담했지만 정식으로 사건을 맡기지는 않았다. 그는 "제 사건 자료와 개인정보가 다른 곳에 남아있는 것이 찝찝하여 요청드리려는 것"이라며 변호사가 자신을 이상하게 볼까 걱정했다.


아직 소송으로 번지지 않은 내밀한 가족사, 말 못 할 금전 문제가 담긴 파일이 변호사의 노트북 바탕화면에, 혹은 클라우드 어딘가에 떠다니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큰 불안감에 휩싸이는 것이다.


이처럼 변호사와의 상담은 그 자체로 극히 내밀한 개인정보를 다룬다. 법적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정보가 오가는 만큼, 상담이 끝난 뒤 그 기록이 어떻게 관리되는지에 대한 의뢰인의 불안은 당연하다.


현직 변호사 4인 "그런 걱정 왜 하세요? 당연한 권리입니다"


이러한 의뢰인의 걱정에 현직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걱정할 필요 없다"고 답했다. 캡틴법률사무소 홍성환 변호사는 "변호사가 상담 중 알게 된 내용을 유출하지 않는 것은 법조윤리의 기본"이라면서도 "본인의 개인정보이니 당연히 삭제해달라 요청하실 수 있다. 편히 연락하시라"고 조언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 류제형 변호사 역시 "귀하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편하게 요청하셔도 된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뢰인의 마음을 헤아렸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와 법률사무소 수훈 이진규 변호사도 '불안하면 연락해도 괜찮다', '요청해도 무방하다'며 삭제 요청이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임을 분명히 했다.


변호사들에게 의뢰인의 개인정보 삭제 요청은 '이상한 행동'이 아니라,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정당한 권리 행사'로 인식된다는 의미다.


변호사법 vs 개인정보보호법, 당신의 '잊힐 권리'를 지켜줄 법은?


그렇다면 법은 이 상황을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핵심은 '변호사법'과 '개인정보보호법' 두 가지다.


우선 변호사법 제26조는 변호사에게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부여한다. 이 비밀유지의무는 정식 수임 계약 여부와 상관없이 적용되며, 변호사직을 그만둔 후에도 평생 유지된다. 즉, 당신의 상담 내용은 이미 법적으로 강력하게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유출되지 않는 것'과 '기록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6조는 정보주체(의뢰인)가 개인정보처리자(변호사)에게 자신의 정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삭제요구권'을 명시한다. 변호사는 이 요구를 받으면 지체 없이 정보를 파기하고 그 결과를 알려줘야 한다.


혹시 변호사가 기록을 의무적으로 보관해야 하는 경우는 없을까? 변호사법 제28조는 '수임한 사건'에 대한 장부를 3년간 보관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이는 정식으로 위임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만 해당한다.


질문자처럼 단순 상담에 그쳤다면 변호사에게 기록 보관 의무가 없으므로, 의뢰인의 삭제 요청을 거부할 법적 근거가 없다.


"지워주십시오" 한마디면 끝…삭제 요청 '실전 대화법

'


따라서 변호사에게 상담 기록 삭제를 요청하는 것은 당신의 법적 권리다. 명함에 적힌 전화나 이메일로 연락해 "개인정보보호법 제36조에 따라, 지난번 상담했던 내용과 관련 자료의 완전한 삭제를 요청합니다"라고 명확히 의사를 밝히면 된다.


변호사는 요청을 받으면 해당 정보를 복구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구 삭제하고, 이 사실을 당신에게 통지할 의무가 있다. 이 과정은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에게는 익숙하고 당연한 절차 중 하나일 뿐이다.


당신의 민감한 정보가 어딘가에 남아있다는 찝찝함에 잠 못 이룰 필요는 없다. 법은 당신의 편이다. 걱정하지 말고 당당하게 '잊힐 권리'를 요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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