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생니 뽑고 '먹튀'…얼굴 망가졌는데 보상받을 수 있나
멀쩡한 생니 뽑고 '먹튀'…얼굴 망가졌는데 보상받을 수 있나
무료 상담에 불필요한 발치, 턱관절·안면 비대칭 후유증…병원 문 닫아도 의사 개인 책임 추궁 가능

불필요한 발치 후 폐업하고 잠적한 치과 의사로 인해 환자가 턱관절 장애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치아가 고른데도 발치를 권유한 치과의사가 치료 도중 폐업하고 잠적해, 환자는 턱관절 장애와 안면 비대칭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은 사라졌지만 불필요한 의료 행위와 설명의무 위반을 근거로 의사 개인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길이 있을까?
"무료 상담 믿었을 뿐인데"…멀쩡한 생니 뽑고 얼굴까지 망가져
A씨의 악몽은 ‘무료 상담’이라는 말에 한 치과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의사는 하악 영구치 양쪽이 결손이라는 이유를 들어 발치 교정을 권했다.
전문가의 말을 믿고 멀쩡한 생니를 뽑고 교정을 시작했지만, 얼마 뒤 해당 치과는 폐업하고 의사는 자취를 감췄다. A씨는 결국 다른 치과에서 힘겹게 교정을 이어가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턱에서 소리도 나고 혀를 깨물어 아파요. 치아들도 약해져서 음식도 씹다가 삼키게 되고, 얼굴형이 너무 변해 심적으로 너무 힘드네요”라며 극심한 고통을 호소했다.
임플란트라는 대안이 있었음에도 섣불리 발치를 결정한 것이 평생의 후회로 남았다.
병원 문 닫고 잠적…'먹튀' 의사, 어떻게 잡나?
치료 도중 병원이 폐업하고 의사가 사라진 상황이기에 환자는 막막하기만 하다. 그러나 법률 전문가들은 병원이 사라졌다고 해서 의사의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휘명 김민경 변호사는 “의료기관이 폐업했더라도 의료인 개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핵심은 잠적한 의사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우선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피고인 의사의 주소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라며 “소장 제출 시 의사의 성명과 면허번호만으로도 소제기가 가능하며, 법원에서 진행하는 주소보정 절차를 통해 정확한 송달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의 존재 여부와 상관없이, 시술을 행한 의사 개인을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는 의미다.
"민사로 주소 찾고, 형사로 압박"…투트랙 전략 통할까
의사의 소재가 파악되면 본격적인 법적 대응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한다.
김민경 변호사는 “우선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의사의 소재를 파악하고, 이후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안드립니다”라고 조언했다. 민사소송을 통해 치료비, 향후 임플란트 비용,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동시에, 형사고소로 의사를 압박하는 방식이다.
적용 가능한 형사 혐의는 불필요한 발치로 신체에 상해를 입힌 ‘업무상 과실치상죄’와, 정상 치아임에도 시술을 권유해 이득을 본 ‘사기죄’다.
법무법인 창세 박영재 변호사는 “피해보상을 위한 핵심은 과거 치료 내역, 사진, 진단서, 소견서 등 다양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특히 다른 병원 의사의 객관적인 소견서가 의료과실을 입증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