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에게 민원인 이름 말했다가 경찰 조사⋯업무 보고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인가요?"
"팀장에게 민원인 이름 말했다가 경찰 조사⋯업무 보고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인가요?"
팀장에게 민원인 정보 말한 직원은 문제없다
민원인 정보 외부 사람에게 말한 팀장은 문제 있다

민원과 관련된 내용을 묻기에 팀장에게 말했다가 경찰 조사를 앞둔 A씨. 업무 보고의 일환이었는데, 이 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셔터스톡
한참을 민원인과 통화하다 겨우 전화를 끊은 공무원 A씨. 이를 본 팀장이 무슨 일인지 물었고, A씨는 민원인 이름과 민원 내용 등을 간략히 보고했다. 자신의 상사니 업무를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연락이 왔다.
알고 보니 팀장이 민원 관계인에게 민원인의 이름과 관련 내용을 알려줬던 것. 이에 팀장도 경찰조사를 받았고, 뒤이어 A씨에게까지 연락이 온 것이다.
A씨는 이 일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찰 조사를 앞둔 A씨가 변호사 도움을 구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당사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활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를 말한다.
변호사들은 문제가 되는 것은 '개인정보처리자'가 '권한이 없는 자'에게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을 허용했을 때라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에 따르면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거나, '정당한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게 "정당한 권한 없이" 부분이다.
법무법인 정우의 권형수 변호사는 "A씨가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팀장이 개인정보에 '권한 없는 자'여야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업무상 팀장에게 민원인에 대한 정보를 말한 것만으로 개인정보 유출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의 주명호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주 변호사는 "팀장이 A씨를 통해서가 아닌 민원 조회를 통해 그 민원인이 누군지 알 수 있던 상황이라면, 개인정보 유출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선린의 이학민 변호사도 "팀장이 그 정보에 접근 가능하고, A씨의 업무를 관리하는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에는 팀장에게 민원인 이름을 얘기했더라도, 개인정보 유출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엔케이 법률사무소의 고영상 변호사는 "다만, 민원처리 절차와 업무 지침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민원인 이름을 노출한 책임은 아무도 안 지는 것일까? 아니다. A씨와 달리 팀장이 다른 사람에게 민원과 관련한 정보를 말한 것은 문제가 된다.
고영상 변호사는 "A씨는 업무의 일부로 민원과 관련된 상황을 보고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팀장이 민원인 신분을 노출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한다"고 했다.
팀장이 민원인의 이름과 내용을 말한 민간인은 '권한이 없는 자'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7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