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뜯기고 사기꾼 낙인…팀미션 피해자의 눈물
1.3억 뜯기고 사기꾼 낙인…팀미션 피해자의 눈물
대출 한 달 만에 회생 신청하자 캐피탈사 '고의 파산' 고소

연체 기록 한번 없던 청년이 1억 3천만 원대 '팀미션' 사기를 당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대출 사기범으로 고소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평생 연체 한번 없던 청년이 1억 3천만 원대 '팀미션' 사기로 전 재산을 잃고 개인회생을 신청했다가, 되레 대출 사기범으로 몰리는 기막힌 상황에 부닥쳤다.
법조계는 대출금을 갚을 의사 없이 빌렸다는 '기망의 고의'가 없었음을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는 것이 무혐의 처분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사 사건에서 무죄 판결이 나온 사례도 있어,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다.
"수익금으로 갚으면 돼"…1.3억 사기 덫에 걸린 청년
모든 비극은 2025년 10월 '팀미션' 사기에서 시작됐다. A씨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사기 조직의 말에 속아 넘어갔다. 사기꾼은 A씨에게 “한도가 높은 캐피탈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당일 나오는 수익금으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철회하면 된다”고 꼬드겼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대출을 실행했지만, 대출금은 고스란히 사기 조직의 계좌로 빨려 들어갔다. 이런 식으로 불어난 피해액은 이직하며 받은 퇴직금 천만 원까지 포함해 총 1억 3천만 원에 달했다.
A씨는 이전까지 카드값, 통신비, 보험료 등 단 한 번의 연체 기록도 없던 성실한 사회인이었다. 2025년 2월 이직하며 받은 퇴직금으로 일부 빚을 갚고, 돈을 모을 계획을 세우던 평범한 청년에게 닥친 비극이었다.
대출 한 달 만에 회생 신청, 돌아온 건 '사기' 고소장
2025년 10월 23일, A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이 투자한 사이트가 사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즉시 청년도약계좌를 해지하고 지인과 회사 동료, 부모님에게까지 손을 벌려 일부라도 빚을 갚으려 발버둥쳤다.
그러나 1억 원이 넘는 빚은 월급만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2025년 11월 6일, A씨는 생계를 위해 개인회생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6년 3월, 그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 조사관의 전화였다. 대출을 내준 캐피털사가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대출 실행 불과 한 달도 안 돼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은 애초에 갚을 생각 없이 돈을 빌린 ‘기망 행위’라는 게 캐피털사의 주장이었다.
법조계 "대출 당시 '갚을 의사' 없었는지가 핵심"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핵심을 '대출 당시 변제 의사'의 유무로 꼽았다. 홍현필 변호사는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대출 당시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이 입증되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A씨가 사기 피해자라는 점을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광희 변호사는 "대출 당시 팀미션 사기를 당해 자금을 편취당한 경위와 이를 회복하려 노력한 민형사상 조치 내역을 증거로 제출하여 기망 의사가 없었음을 분명히 소명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일권 변호사 역시 무혐의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그는 "팀 미션 사기꾼의 거짓말에 속아서 캐피탈 대출을 받았고, 대출금을 사기 당했기 때문에, 경찰 조사관에게 의견서를 제출하여야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하며 사기 피해 사실과 무혐의 주장 사이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할 것을 주문했다.
유사 사건에선 '무죄'…일관된 진술과 증거가 관건
실제로 A씨와 유사한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판례도 존재한다.
창원지방법원은 대출 후 단기간 내 개인회생을 신청해 사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며, 판결문에서 "비록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을 전후한 시기에 1억 원이 넘는 돈을 대출받았던 점이나 이 사건 대출을 받은 이후 2달 남짓 지난 시기에 개인회생신청을 한 점은 있으나, 앞서 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대출을 받을 당시부터 개인회생을 신청할 것을 계획하면서 대출을 받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창원지방법원 2021. 8. 19. 선고 2020노2689 판결).
사기 피해로 인해 불가피하게 경제적 파탄에 이른 상황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백창협 변호사는 "기망의 고의가 없었다는 사정을 주장하고 당시 상황을 소명하여 이 부분을 입증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사기 피해자에서 한순간에 사기 피의자로 전락한 A씨가 억울한 누명을 벗기 위해서는, 사기범과의 대화 내역, 경찰 신고 접수증 등 객관적 증거를 통해 일관되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