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화해했는데 왜?" 접근금지, 법원의 차가운 답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부부싸움 화해했는데 왜?" 접근금지, 법원의 차가운 답변

2026. 06. 16 09:5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배우자가 동의해도 '접근금지'…무시했다간 형사처벌

부부싸움 후 화해했어도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은 자동 취소되지 않는다. 관계 회복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갖춰 법원에 취소 신청을 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우발적인 부부싸움 뒤에 극적으로 화해했지만,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은 취소되지 않았다.


항고 기간마저 놓친 부부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관계 회복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를 갖춰 다시 한 번 법원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배우자의 동의만 믿고 섣불리 만났다가는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경고는 반드시 새겨들어야 한다.


화해는 했지만…법원 명령에 발 묶인 부부


한순간의 다툼은 법원의 접근금지 임시조치 명령으로 이어졌다. A씨 부부는 곧바로 화해하고 서로에 대한 처벌불원서까지 경찰에 제출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부부가 낸 임시조치 취소 신청을 기각했다. 설상가상으로 불복할 수 있는 항고 기간(7일)도 놓치고 말았다.


경찰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법원의 명령은 여전히 부부 사이를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벽으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 "'관계 회복' 증명할 새 증거가 유일한 해법"


법률 전문가들은 항고 기간이 지났더라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경태 변호사는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기간이 지났더라도, 새로운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 다시 취소신청이 가능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핵심은 '새로운 사정 변경', 즉 법원이 명령을 내릴 때와는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김명수 변호사는 “법원에서 임시조치결정을 취소하려면 부부가 더 이상 다투지 아니하고 원만한 관계를 회복한 사실에 대한 증거자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객관적인 증거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권하는 자료는 ▲양측의 진정한 화해 의사를 담은 합의서 ▲피해자가 직접 작성한 탄원서 ▲향후 평화로운 관계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서 ▲부부 상담 전문가의 소견서 등이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법원은 재발 방지를 위해 충분한 보장이 필요하므로, 이와 관련된 증빙자료를 준비하여 다시 취소 신청을 진행해보시기 바랍니다”라며 법원을 설득할 구체적인 노력을 주문했다.


"배우자가 괜찮대요"…이 한마디 믿었다간 '전과자'


가장 명심해야 할 점은 법원의 공식적인 취소 결정 전에는 절대 만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임시조치 명령은 최종적인 '피해자보호명령'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유효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도15745 판결).


즉, 부부 사이에 감정의 앙금이 풀렸더라도 법원의 명령은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다.


만약 이를 어기고 배우자를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배우자의 허락이나 동의는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대법원은 “임시보호명령을 위반한 주거지 접근이나 문자메시지 송신을 피해자가 양해 내지 승낙했더라도 가정폭력처벌법 위반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명확히 판시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도14015 판결).


답답한 마음에 섣불리 만남을 가졌다가는 더 큰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명령 자체를 취소하는 것이 순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