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서 내 캐릭터만 골라 괴롭히는데,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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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서 내 캐릭터만 골라 괴롭히는데, 처벌할 수 있을까?"

2026. 04. 05 14:1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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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캐릭터 조롱에 약까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자작 캐릭터' 계정이 조롱당하며 정신과 약까지 복용하게 된 A씨. '현실의 내가 아니다'라며 법적 대응을 망설이지만, 일부 변호사들은 "지인이 알아볼 수 있다면 특정성 성립"이라며 형사고소 가능성을 제시했다.


A씨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 대응책은 무엇일까?


"캐릭터 뒤에 숨은 나, 조롱에 약까지 먹습니다"


"너무 부끄럽지만 봇(자작 캐릭터)을 밴드에서 돌리고 있습니다." A씨의 고민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이 만든 가상 캐릭터 계정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던 어느 날, 익명 저격 플랫폼에 A씨를 겨냥한 조롱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과거 A씨가 캐릭터 계정으로 했던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며 비웃는 내용이었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하며 삭제를 요청했지만, 가해자들의 조롱은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괴롭힘 수위를 높였다.


결국 A씨는 심각한 정신적 고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으며 약을 복용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자작 캐릭터 계정으로 한 말이라 공연성이 특정 안 될까 봐 너무 속상하다"며 "만일 제 캐릭터에 대한 공론화가 올라와 그 뒤에 있는 저라는 사람한테까지 폐를 끼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법적 대응의 최대 걸림돌 '특정성'


A씨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갈렸다. 핵심 쟁점은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한 '특정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다.


특정성이란 게시글을 보는 제3자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히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홍윤석 변호사(제로변호사)는 비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자작 캐릭터를 향한 비난은 현실의 A씨를 향한 것으로 인정되기 매우 어렵다"며 "소수의 지인이 거주 지역을 안다는 사실만으로는 불특정 다수가 캐릭터와 A씨를 동일시하기 부족하므로, 현재 상태로는 형사 고소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이승현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자작 캐릭터 계정으로 이루어진 발언이라도, A씨를 아는 사람들이 글과 사진, 지역, 대화 맥락 등으로 A씨를 식별할 수 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표현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해 특정인을 지목하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면 특정성을 인정하고 있다(2011도11226 판결).


현실적 대응책은?


법적 대응을 망설이는 A씨의 또 다른 걱정은 '무고죄 역고소'였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걱정할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최종환 변호사(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는 "있는 사실을 그대로 고소하였다면 혐의가 없다는 결정이 나더라도 무고죄로 처벌받을 우려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렇다면 A씨가 당장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증거 확보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조재황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게시물 화면, 열람 범위, 캐릭터와 A씨가 동일성을 보이는 정황, 삭제 요구·거부 내역, 치료 기록을 정리해 두라"고 조언했다.


증거 확보 후에는 플랫폼 운영자에게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고, 형사 고소와 함께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전략이 제시됐다.


다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수사기관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고소장 작성과 사실관계 정리가 필수적"이라며 경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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