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 농담 유출, '공개사과' 강요…법적 책임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톡방 농담 유출, '공개사과' 강요…법적 책임은?

2026. 05. 08 09:4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사적 대화 무단 유포는 '별개 범죄'…섣부른 사과는 '자백' 증거될 수도

대학 동기 단톡방의 사적 대화 유출로 당사자가 사과 요구에 직면했다. / AI 생성 이미지

대학 동기 단톡방에서 나눈 사적인 농담이 제3자에 의해 무단 유출되면서 공개 사과 요구에 직면한 졸업생의 사연이 알려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단톡방 발언 자체의 형사 처벌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무단 유포 행위는 별개의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적 의무가 없는 공개 사과 요구에 섣불리 응할 경우,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한 '자백'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젖커네" 한마디에…사적 대화 유출로 시작된 '사이버 재판'


졸업생 A씨는 최근 대학 친구들과의 단체 채팅방에서 나눈 대화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친구의 전 여자친구가 잠든 친구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본 뒤, A씨가 포함된 단톡방 대화 내용을 캡처해 외부에 유포한 것이다.


문제가 된 A씨의 발언은 “조커가 아니라 젖커네” 등 저급한 농담 수준이었다. 그는 “특정 피해자를 직접 지속적으로 성희롱하거나 협박·괴롭힌 내용은 없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화가 유출된 후 학생회 등을 중심으로 공개 사과문 작성과 인스타그램 게시 요구가 빗발쳤고, 경찰서와 인권위원회에 갔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졌다.


A씨는 이미 직접 관련된 이에게 개별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보냈지만, 집단적인 압박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모욕죄 성립 어렵다"…변호사들, '공연성' 부인에 무게


변호사 다수는 A씨의 발언이 형사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모욕죄가 성립하기 위한 핵심 요건인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진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최윤호 변호사(법무법인 안팍) 역시 "폐쇄적인 단톡방 내에서의 대화는 전파 가능성 여부에 따라 공연성 인정 여부가 달라지는데, 제3자가 무단으로 유출한 상황이라면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충분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대화 참여자가 아닌 제3자가 불법적으로 유출한 것까지 발언자의 책임으로 묻기 어렵다는 취지다.


"공개 사과는 독(毒)"…'강요'와 '자백'의 덫 될 수도


법률 전문가들은 공개 사과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섣부른 공개 사과가 향후 법적 분쟁에서 '자백'의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원석 변호사(법률사무소 청원)는 "공개 사과문의 내용이 이후 법적 절차에서 혐의를 인정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김경숙 변호사(더감 법률사무소)도 같은 취지로 "공개 사과문을 작성할 경우 당해 내용은 향후 민,형사 절차에서 불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그 내용과 범위를 신중하게 설정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학생회 등이 사과문 게시를 압박하는 행위는 정도에 따라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짜 범죄는 '유출자'…통신비밀보호법 위반 가능성


이번 사건의 핵심 책임은 오히려 대화를 무단으로 유출한 제3자에게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타인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보고 사적인 대화를 외부에 퍼뜨린 행위는 그 자체로 중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하진규 변호사는 "반대로 제3자의 무단 유포에 대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 또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남희수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제3자가 당사자 동의 없이 휴대폰을 열람하고 내용을 캡처해 외부로 확산시킨 행위는 별도로 정보통신망법상 문제 또는 개인정보 침해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라며 발언자의 책임과 유포자의 책임은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A씨는 섣부른 추가 대응을 자제하고, 대화 유출 경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