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바싹 갖다 대고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이거 아동학대입니다
얼굴 바싹 갖다 대고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이거 아동학대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위층 4살에게 따지고 보호자 밀쳐
1·2심에 이어 대법도 '정서적 아동학대'⋯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평소 층간 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아파트 윗집 아이에게 위협적인 말을 하고, 부모를 밀친 주민이 아동학대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20년 4월, 제주도의 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 A씨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위층 주민과 그의 자녀들을 만났다. 이곳에서 A씨는 4살 아이에게 자기 얼굴을 바짝 갖다 댄 뒤 따졌다.
"너 요즘 왜 이렇게 시끄러워?", "너 엄청 뛰어다니지?"
거센 항의에 피해자들은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A씨는 피해자들을 벽 쪽으로 밀친 뒤 막아섰다. 이어 아이에게 "너 똑바로 들어. 지금 너 얘기한 거야"라고 말해 결국 울음을 터뜨리게 했다.
A씨의 이러한 행동을 '정서적 아동학대'라고 볼 수 있을까. 1심과 2심에 이어 대법원도 "그렇다"고 봤다.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았다. 이 법은 누구든지 아동의 정신 건강⋅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제17조 제5호).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층간소음에 항의하면서 벌어진 일"이라며 "아동학대에 대한 고의성이 없었고, 아동학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A씨가 아동학대를 저지른 게 맞는다고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그 근거로 "피해자의 자녀들은 A씨가 폭행과 같은 직접적 위해를 가할지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이에 A씨는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며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녀들이 사건 이후 상당한 공포심을 호소하고, 급성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불안과 불면 증세를 보인 점을 언급했다.
대법원의 판단 역시 같았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 예방강의 수강, 2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도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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