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뒷바라지한 동거남의 외도와 임신…법적 구제 어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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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뒷바라지한 동거남의 외도와 임신…법적 구제 어려운 이유는

2026. 04. 29 09:5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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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뒷바라지, 돌아온 건 배신

단순 동거, 생활비 반환 불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지난 27일 JTBC '사건반장 별별상담소'를 통해 10년간 동거하며 전적으로 생활비를 부담한 남성이 타지에서 다른 여성과 외도하여 임신까지 한 사연이 보도됐다.


배신감을 느낀 제보자는 그동안 지출한 금전의 반환과 외도 상대방에 대한 손해배상을 원하고 있으나,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법적 구제를 받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0년의 동거와 전적인 경제적 지원

제보자는 40대 미용실 디자이너로, 10년 전 손님으로 온 5살 연하의 남성과 교제를 시작했다. 두 사람 모두 결혼과 출산에 뜻이 없다는 공통된 가치관을 가졌고, 남성의 졸음운전 사고 위험을 계기로 동거에 들어갔다.


동거 초기 1~2년 동안은 남성도 생활비를 분담했으나, 이후 건강과 근무 환경 등을 이유로 일을 그만두면서 제보자가 10년 가까이 생활비 전액을 부담하게 됐다.


제보자는 식비와 외식비는 물론, 이사 비용, 관리비, 자동차세, 보험료, 코로나19 시기 마스크 구매 비용까지 모두 책임지며 남성을 뒷바라지했다.


타지 취업 후 드러난 외도와 임신

굳건해 보이던 관계는 지난해 봄, 남성이 기숙사가 있는 타지의 공장에 취업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제보자는 떨어져 지내는 남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으나, 얼마 전 모르는 여성으로부터 자신이 남성의 사실혼 부인이니 연락하지 말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게 됐다.


추궁 끝에 남성은 처음에는 해당 여성이 일방적으로 자신을 짝사랑한다고 변명하다가, 결국 그 여성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10년 넘게 결혼도 아이도 생각이 없다던 사람의 충격적인 거짓말에 제보자는 큰 혼란과 배신감을 호소하고 있다.


생활비 등 금전 반환 청구의 법리적 한계

제보자는 10년간 지출한 생활비의 반환을 원하고 있으나, 법리적으로는 이를 돌려받기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유사한 분쟁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하급심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동거 관계에서 지출된 금전은 대여금이 아니라 생계를 같이 하는 이들 사이의 비용 분담 내지 그때그때 필요에 의한 지원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차용증, 이자 약정, 변제기 약정 등 대여의 본질적 요소를 입증할 명시적 증거가 없다면 대여금 반환을 청구하기 어렵다.


또한, 자발적으로 지출한 생활비는 공동생활을 위한 비용 분담이므로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으로도 평가되지 않는다.


부부의 공동생활 비용 부담을 명시한 민법 제833조 역시 법률상 부부 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단순 동거 관계에서는 적용될 수 없다.


사실혼 미성립과 손해배상 청구 불가

남성의 외도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남성에게 관계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것 또한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사실혼이 성립하려면 양 당사자 모두에게 혼인 의사가 합치되어야 하지만, 두 사람은 교제 및 동거 시작점부터 결혼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으므로 법률상 보호받는 사실혼이 아닌 단순 동거 관계로 해석된다.


제3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은 법률혼 또는 사실혼 관계에서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당했을 때 인정된다.


단순 동거 관계에서는 동거, 부양, 협조 및 성적 성실의무가 법적으로 강제되지 않으므로, 남성의 외도 상대방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


제한적인 법적 구제 수단

결론적으로 이 사안은 처음부터 결혼 의사 없이 동거한 관계라는 점, 생활비 지출에 관한 명시적 반환 약정이 없다는 점에서 법적 구제 수단이 매우 제한적이다.


남성이 비용을 상환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정을 문자와 녹취 등으로 남겼거나, 남성 명의의 재산 형성에 제보자가 직접 기여한 사실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 지난 10년간의 금전적 지원에 대한 법적인 보상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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