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자 회사 핵심자료 싹 지웠다…도급업자, 형사처벌 넘어 수천만원 배상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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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자 회사 핵심자료 싹 지웠다…도급업자, 형사처벌 넘어 수천만원 배상 직면

2025. 11. 06 10:2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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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계약 종료 후 회사 컴퓨터 절취·업무 파일 삭제한 30대

형사처벌과 별개로 거액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도급업자로 일하던 30대 남성 서모(36)씨가 계약이 종료되자마자 자신이 일하던 회사의 핵심 자료를 삭제하고 업무용 컴퓨터를 훔쳐 달아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회사인 A사는 2018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서씨와 도급계약을 맺고 양복 제작에 필요한 패턴 파일(사람의 치수에 맞게 수정·보완해온 핵심 자료) 등을 제작하고 재단하는 업무를 맡겼다.


그러나 계약이 끝나자마자 서씨의 범행이 시작되었다.


서씨는 2022년 11월 초, A사 사무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회사 소유의 업무용 컴퓨터를 훔쳤다.


이에 그치지 않고,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패턴 파일들을 모두 삭제하여 해당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구동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패턴 파일은 A사에게 있어 영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인 자산이었다.


법적 쟁점: "파일은 내 것" 주장은 왜 법원에서 기각되었나

형사 재판에서 서씨는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삭제한 파일의 소유권이 정보를 생성한 자신에게 귀속되며, 해당 컴퓨터는 자신이 점유하며 사용해오던 것이므로 절도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김성은 판사는 서씨의 주장을 일축하며 전자기록 등 손괴 업무방해,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도급계약에 따라 회사의 지시·요청에 따라 생성한 파일은 계약의 목적이자 결과물로서 피해자의 회사에 귀속되는 것이 일반적이며, 행위 당시 피고인에게 회사의 업무를 방해한다는 인식도 있었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서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특히 서씨가 범행을 합리화하며 반성하지 않고 삭제된 파일의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피해 회복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을 양형 이유로 강조했다.


벌금형으로는 끝나지 않는다: 피해 회사가 배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형사 처벌인 벌금 500만원은 국가에 귀속될 뿐 피해 회사 A사의 손해를 직접적으로 회복시키지는 못한다.


벌금형 선고와 별개로 A사는 서씨의 불법행위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 금액이 훨씬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A사가 서씨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 항목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파일 복구 비용이다.

삭제된 패턴 파일을 복구하거나 재작성하는 데 실제로 소요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패턴 파일의 중요성과 복구 난이도를 고려할 때, 1,000만원에서 5,000만원 사이의 상당한 금액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유사 판례에서는 업무용 파일 삭제로 인해 발생한 복구 및 보완 작업 비용으로 40,113,000원이 손해액으로 인정된 바 있다.


둘째, 절취된 컴퓨터의 가액이다.

훔쳐간 업무용 컴퓨터의 시가(감가상각 고려) 상당액인 5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를 청구할 수 있다.


셋째, 영업 손실이다.

파일 삭제 및 컴퓨터 절취로 인해 정상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여 발생한 손실이다. 다만, 영업 손실은 불법행위와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인정이 제한적일 수 있다.


이러한 항목들을 종합할 때, 피해 회사 A사는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수천만원까지 배상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피해보상 현실화 해법: 형사 판결을 활용한 민사소송이 핵심

피해 회사 A사가 실질적인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민사 소송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법원에서 서씨의 전자기록 등 손괴 업무방해 및 절도 혐의가 인정된 형사 판결은 민사 소송에서 서씨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다만, 손해배상 소송의 성패는 증거 확보에 달려있다.


A사는 삭제된 파일의 목록과 중요성, 그리고 파일 복구 또는 재작성에 실제로 소요된 비용에 대한 객관적인 증빙 자료(견적서, 영수증 등)를 철저히 준비해야만 실질적인 배상을 받을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원이 퇴사하거나 계약이 종료되는 과정에서 업무상 자료를 훼손하거나 절취하는 행위는 불법행위로 명확히 인정되며, 단순히 벌금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액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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