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퇴치기 소음에 고통…너무 괴로워 몰래 껐는데, 괜찮을까?
길고양이 퇴치기 소음에 고통…너무 괴로워 몰래 껐는데, 괜찮을까?
창문 열면 집까지 들어오는 소음 호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오피스텔에 사는 A씨는 최근 건물 입구 화단에 설치된 길고양이 퇴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처음엔 움직임이 감지되면 불빛만 들어왔지만, 몇 주 전부터는 귀를 찌르는 고주파음까지 함께 나오기 시작했다.
A씨는 한쪽 귀가 좋지 않아 이 소리가 유독 고통스러웠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면 집 안까지 소음이 들어왔다. 도로에 차만 지나가도 울리는 예민한 센서 때문이었다.
참다못해 건물주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건 "돈 주고 산 것이라 없앨 수 없다", "다른 민원이 들어오면 고민하겠다", "사람 귀에 거슬릴 소리가 아니다"라는 답변뿐이었다.
졸지에 A씨는 진상 취급을 받게 됐다. 건물주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설치된 소음 장치,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을까?
건물주의 '돈 주고 샀다'는 주장, 법적으로는?
결론부터 말하면, 길고양이 퇴치기에서 나는 소음이 사회 통념상 참을 수 있는 정도(수인한도)를 넘는다면 건물주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건물주가 자신의 재산이라도 타인의 주거 평온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우리 민법은 토지 소유자가 매연, 소음 등으로 이웃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는 건물 소유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건물주가 공용부분에 설치한 퇴치기에서 발생하는 고주파음이 수인한도를 넘어 거주자의 생활에 고통을 준다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물주는 임차인이 문제없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할 의무를 진다.
법무법인시티 이지훈 변호사는 "소음으로 거주 환경이 심각하게 침해된다면 불법행위에 해당하여 손해배상 및 소음 발생 중지를 청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임(월세) 감액 청구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너무 괴로워 몰래 껐는데…이 행동, 괜찮을까?
A씨는 가끔 너무 힘들어 퇴치기의 소리를 끄고 올라온다고 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런 행동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고통스럽더라도 임의로 기기를 끄는 행위는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자력구제'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준섭 변호사는 "건물주가 이를 문제 삼으면 오히려 고객님께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즉시 중단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통스럽다'는 입증, 이렇게 해야
법적 대응을 위해서는 소음으로 인한 고통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건물주가 '거슬릴 소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만큼, 감정적인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지훈 변호사는 구체적인 증거 수집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스마트폰 소음 측정 앱으로 창문을 열었을 때 실내 소음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해야 한다.
환경부의 소음 기준(주거지역 주간 55dB, 야간 45dB)을 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 측정업체를 통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건물주에게 민원을 제기했던 문자나 통화 내역을 모두 보존하고, 고주파음으로 인해 실제로 신체적 고통이 있다면 이비인후과 진료 기록 등을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봤다.
이러한 증거를 바탕으로 소음 중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소음 중지 가처분이나 손해배상 소송 등 본격적인 법적 절차를 고려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