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통화 중' 3시간 잠긴 60대, 1억 7천만 원 지켜낸 단 하나의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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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통화 중' 3시간 잠긴 60대, 1억 7천만 원 지켜낸 단 하나의 문자

2025. 09. 02 16:22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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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통화 중이니 들어오지 마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익산시의 한 가정집, 60대 남성 A씨가 문을 굳게 걸어 잠갔다. "검사와 통화 중이니 아무도 들어오지 마시오." 3시간 넘게 이어진 침묵에 가족들은 불안에 휩싸였다.


아버지의 이상 행동에 의문을 품은 자녀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이는 1억 7천만 원 상당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


검찰 사칭, 1억 7천만 원 배상 요구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일 오후 2시경, A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자신을 검사라고 밝힌 상대방은 A씨의 명의가 도용되어 대포 통장이 개설됐으며, 이에 대한 배상금으로 1억 7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충격에 빠진 A씨는 3시간 20분 동안 자택 현관문을 잠근 채 전화를 끊지 못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고립시키기 위해 장시간 통화를 이어갔다. 그들은 A씨에게 'AI 스마트'라는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했다.


이 앱을 통해 A씨의 금융 앱을 조작, 예금과 대출금을 모두 빼돌리려 한 것이다. 이른바 '셀프 감금' 수법이었다.


기지를 발휘한 가족, 결정적 순간에 경찰 투입

A씨의 자녀는 아버지의 행동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직감했다. "검사와 통화 중"이라는 비상식적인 말과 함께 3시간 넘게 연락이 두절되자, 가족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익산경찰서 중앙지구대 관계자들이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했다.


경찰은 현관문을 두드리며 A씨를 설득했다. 불안과 공포에 갇혀있던 A씨는 간신히 문을 열었고, 경찰은 즉시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여 통화를 강제로 끊었다. 동시에 악성 앱을 제거하여 추가적인 금융 피해를 막았다.


A씨는 경찰의 신속한 조치 덕분에 전 재산을 잃을 뻔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셀프 감금'의 위험성

이번 사건은 최근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전에는 주로 현금 인출책이 피해자와 직접 만나 돈을 건네받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피해자를 숙박업소나 심지어 자신의 집 안에 스스로 가두게 만드는 '셀프 감금'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


피해자를 고립시켜 외부와 단절시킨 후 원격으로 금융 정보를 탈취하거나 거액의 현금을 인출하게 만드는 교묘한 방식이다.


이러한 보이스피싱은 단순히 사기죄를 넘어선다.


대법원은 이들을 형법상 범죄단체로 규정하고, 총책뿐 아니라 상담원(유인책), 현금수거책 등 각자 역할을 맡은 조직원 모두를 공동정범으로 엄중히 처벌하고 있다. 심지어 범행의 전모를 알지 못했더라도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경찰은 이 같은 신종 수법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익산에서만 지난달 한 모텔에서 나흘간 스스로를 가둔 채 5천만 원을 잃을 뻔한 20대 여성과, 경찰관의 예방 활동으로 피해를 면한 20대 남성 등 '셀프 감금'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의 이상 징후에 대한 관심과 신속한 신고만이 피해를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보이스피싱 범죄가 얼마나 지능적이고 조직적인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위기 상황에서 가족의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알려주는 경고이자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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