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녀 속여 장녀에게 재건축 아파트 몰아준 70대 모친, 벌금형 선고
차녀 속여 장녀에게 재건축 아파트 몰아준 70대 모친, 벌금형 선고
백지 상속협의서 서명 받아 장녀 명의 단독 등기
법원 "차녀의 진정한 의사 왜곡"

서울동부지방법원 /연합뉴스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정정호 판사)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70대 여성 김 모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지난 2021년 남편이 사망하면서 장녀 A씨, 차녀 B씨와 함께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 1세대를 공동 상속받게 되었다.
1978년에 준공되어 지난 7월 재건축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해당 부동산을 장녀 A씨에게 전부 물려주기로 결심한 김 씨는 차녀 B씨의 동의 없이 상속재산분할 협의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는다.
김 씨는 2022년 5월 차녀 B씨를 불러 자신이 아파트를 단독 상속받아 월세를 받으며 노후를 준비하겠다며 장녀도 동의한 내용이라고 속였다.
또한 추후 금융 재산을 나눌 때 아파트 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더 챙겨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속은 B씨는 상속인이 지정되지 않은 협의서의 공동상속인 란에 서명만 한 채 자리를 비웠다.
장녀 명의 단독 상속 등기 제출
차녀의 서명을 받아낸 김 씨는 곧바로 장녀 A씨를 불러 B씨와의 협의가 모두 완료되었다고 거짓을 고했다.
이어 A씨에게 아파트 상속인 란과 공동상속인 란에 서명하게 한 뒤, 같은 해 6월 서울동부지법 등기국에 해당 위조 협의서를 제출해 소유권 이전 수속을 밟았다.
재판 과정에서 김 씨 측 변호인은 B씨가 본인 지분을 포기하려는 의사로 백지 상태의 협의서에 인감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교부했으므로 사문서위조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 등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법원 "의사 왜곡 인정… 반성 안 해"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씨의 서명은 부동산 지분이 어머니인 김 씨에게 돌아가는 것을 전제로 향후 금전 정산을 받기로 한 행동이었을 뿐이라고 보았다.
또한 평소 자매간 관계가 좋지 않은 데다 장녀가 해당 부동산의 소유 의사를 나타냈던 정황을 고려할 때, B씨가 자신의 지분을 자발적으로 장녀에게 넘길 의사가 있었다고 추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고 가족 간에 벌어진 범행인 점, 민사소송을 거치며 피해가 회복되었다는 점을 참작했다. 다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