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모 수사해달라" 검찰에 고소장 냈는데, 왜 경찰에서 조사할까?
"김건모 수사해달라" 검찰에 고소장 냈는데, 왜 경찰에서 조사할까?
김건모, '수척한 얼굴'로 15일 오전 강남경찰서 출석
강용석은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 제출했는데, 왜 경찰서로?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이젠 보기 어려워질 장면 중 하나가 됐다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흥업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가수 김건모씨가 15일 오전 강남경찰서에 출석했다. 이날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조사실로 향했다. 김씨의 얼굴은 수척했고 표정은 어두웠다.
김씨의 경찰 출석 사실이 알려진 뒤, 사람들은 "왜 김건모가 경찰서에 출석했는지"를 궁금해했다. 애초에 강용석 변호사는 검찰에 수사해달라고 고소장을 접수했는데, 막상 조사는 경찰에서 하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그 답은 '검찰의 수사 지휘'에 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서울강남경찰서에는 기자들 수십명이 몰렸다. 이번 주 초 경찰 조사를 받는다고 알려진 김건모씨가 화요일(14일)까지 출석하지 않아 이날 출석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취재진은 강남경찰서 정문과 후문, 지하주차장으로 나뉘어 김씨를 기다렸다.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10시 23분. 김씨가 검은색 지프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 3층에 도착했다. 김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유흥업소 직원을 폭행한 적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없이 변호인과 함께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성관계 자체는 인정하시는 거냐?" "성폭행 혐의에 대해 한마디 해주십시오"라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김씨는 물만 마실 뿐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에 내려 여성청소년과 조사실로 들어갔다.
지난달 9일 서울중앙지검에 김건모씨의 성폭행 사건이 접수되자 검찰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여조부)에 사건을 배당했다. 배당 직후 여조부를 이끄는 유현정 부장검사는 사건을 강남경찰서에 보냈다. '수사 지휘' 명목이었다.
수사 지휘란 검찰이 경찰에 구체적인 수사 가이드를 줘서 수사 진행을 감독하는 행위를 말한다. 형사소송법상 "경무관 이하 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는 조항에 근거한 절차다.
경찰은 이에 따라 조사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말과 김씨의 주장을 검증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장면은 앞으로 보기 힘들 예정이다.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되며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가수 김건모가 성폭행 혐의 조사를 받기 위해 15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경찰과 검찰의 관계는 종전 수직적 지휘 관계에서 수평적 협조 관계로 바뀐다. 지금은 검찰이 경찰에 '수사를 해라'라고 지휘할 수 있지만, 하반기부터는 경찰이 '협조 요청'을 받아줘야 일이 진행된다.
검찰은 수사지휘권 대신 '보완 수사 요구권'이 생겼지만, 경찰이 해당 요구를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맞설 경우 방법이 마땅치 않다. 지금까지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 됐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