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만남에 성매매범 누명…알고보니 '내가 피해자'
앱 만남에 성매매범 누명…알고보니 '내가 피해자'
유부남 속임수에 고소 위기…법조계 "오히려 위자료 청구 가능"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성과 성관계 후 상간녀로 몰린 여성. 그러나 대가 약속이 없었고 상대가 유부남인 줄 몰랐다면, 법적 책임이 없다. / AI 생성 이미지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성과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가 성매매범과 상간녀로 몰려 고소당할 위기에 처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성관계 전 대가 약속이 없었고, 상대가 유부남인 사실을 몰랐다면 법적 책임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유부남임을 속인 남성을 상대로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역공'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대가 약속 없었다면'…성매매 혐의, 성립 어려워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한 여성이 데이팅 앱에서 만난 남성과 금전적 대가에 대한 언급 없이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관계 후 남성은 "용돈을 하라"며 일방적으로 돈을 보냈고, 여성은 이를 거부했다.
설상가상으로 남성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은 즉시 관계를 단절했지만, 남성의 아내가 이혼 소송 중에 이 여성을 성매매와 상간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여성은 남성이 유부남임을 속인 증거와 금전 수령을 거부한 증거 등을 모두 확보한 상태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률 전문가들은 여성이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성매매처벌법상 성매매는 금품을 주고받기로 '약속'하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법적으로 성매매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성관계에 대한 대가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기로 하는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사전에 아무런 합의가 없었다가, 관계 후에 일방적으로 들어온 돈은 성매매의 증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고영남 변호사 역시 "이러한 정황으로 볼 때, 성매매의 핵심 요건인 '금품 등의 수수 약속'이 없었으므로 성매매 특별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유부남인 줄 몰랐다"…상간녀 소송의 핵심 방어선
남성의 아내가 제기하려는 또 다른 법적 조치는 '상간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다. 그러나 이 또한 여성이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다. 상간 소송에서 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상대방이 기혼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의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 여성은 명백히 속은 피해자다. 백창협 변호사는 "배우자 있는 자임을 몰랐다는 사실을 소명한다면 상간 소송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간결하게 설명했다.
특히 기혼 사실을 알게 된 후의 태도가 중요하다. 서아람 변호사는 "상대방이 유부남인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실제로 성관계가 있었는지 여부가 상간소송에서는 핵심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여성이 유부남임을 인지한 즉시 관계를 끊었다는 명확한 증거는 소송에서 결정적인 방어 카드가 될 수 있다.
피고소인에서 원고로…'성적 자기결정권'이라는 반격 카드
오히려 법조계는 여성이 남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원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기혼 사실을 숨기고 성관계를 유도한 행위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명백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홍노경 변호사는 "상담자님께서 남성의 명시적/묵시적 기망행위로 인하여 해당 남성이 유부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해당 남성과 성관계까지 갖게 된 것이라면, 이러한 남성의 행위는 상담자님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자유로운 의사 결정을 방해하여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라고 명확히 지적했다. 이는 남성이 여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금전으로 배상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김동훈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오히려 의뢰인님께서 유부남의 기망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소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해당하며, 대개 1,000만~2,0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억울하게 범죄자로 몰릴 뻔한 여성이, 오히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법적 구제를 받을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