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뒤 1년 넘게 찾지 않다가 재혼 소식 듣고 "내 강아지 돌려줘"…법원 판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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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뒤 1년 넘게 찾지 않다가 재혼 소식 듣고 "내 강아지 돌려줘"…법원 판단은

2026. 05. 14 11: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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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 전 피고가 40만 원에 입양한 반려견

사실혼 파탄 후 1년 만에 소유권 분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헤어진 연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 1년 넘게 떨어져 지내던 반려견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낸다면 법원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사실혼 관계를 청산한 옛 연인과 함께 키우던 반려견의 소유권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였으나, 법원은 반려견을 처음 입양할 당시 대금을 지불한 쪽의 단독 소유로 판단했다.


동물을 자신의 명의로 '동물등록' 해두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는 법적 기준이 명확히 제시됐다.


최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현선혜 판사는 원고 A씨가 옛 연인인 피고 B씨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인도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랑으로 함께 키운 '카네 코르소'… 파혼 후 1년 뒤 날아온 반환 요구


A씨와 B씨는 지난 2014년 교제를 시작해 2016년 3월부터 동거를 했고, 2018년 9월 결혼식을 올린 뒤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관계로 지냈다. 이들이 함께 키운 반려견은 2015년생 카네 코르소 품종의 수컷 강아지였다.


두 사람의 관계는 2023년 1월 파탄에 이르렀다. A씨는 서울로 떠났고, B씨는 함께 살던 천안 아파트에 남아 반려견을 계속 돌봤다. 두 사람의 사실혼 관계는 2023년 5월경 완전히 해소됐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2024년 7월이었다. B씨의 재혼 소식을 전해 들은 A씨가 돌연 B씨에게 연락해 "반려견을 데려가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B씨가 이를 거부하자, A씨는 법원에 반려견을 인도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의 주된 논리는 '동물등록'이었다. A씨는 동거 중이던 지난 2017년 3월, 이 반려견을 자신의 소유로 하여 동물보호법에 따른 동물등록을 마친 상태였다.


A씨는 "이 반려견은 혼인 전부터 가진 나의 특유재산"이라며 정당한 소유권자에게 강아지를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혼인 전인 2015년 11월, 내가 SNS를 통해 40만 원을 주고 직접 분양받은 나의 특유재산"이라며 맞섰다.


또한 A씨가 헤어진 후 반려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자신의 재혼 소식을 듣고 갑자기 소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반박했다.


법원 "동물등록은 자동차 등록과 달라… 대금 낸 사람의 소유"


법원은 B씨의 손을 들어줬다. 쟁점은 이 반려견이 누구의 '특유재산'에 해당하는지였다.


민법상 사실혼 관계에서도 혼인 전부터 갖고 있던 재산이나 혼인 중 취득 경위가 증명된 재산은 일방의 단독 소유로 인정된다.


법원은 반려견의 입양 대금을 B씨가 지불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2015년 11월경 반려견을 분양받을 당시 대금은 피고가 전액 부담한 것으로 보이고, 그 무렵 두 사람이 이미 사실혼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이 사건 반려견은 피고가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동거 기간 동안 강아지를 함께 양육하긴 했지만, 소유권을 공동으로 변경하겠다는 특별한 논의가 없었던 점도 근거가 됐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내세운 '동물등록'의 법적 효력에 대해 엄격하게 선을 그었다.


재판부는 "동물보호법상 동물등록제도는 동물의 보호와 유실·유기 방지 등을 위해 마련된 것"이라며 "자동차관리법과 같이 소유권 변동 효력에 관한 명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소유관계를 공시하거나 결정짓는 효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A씨가 사실혼 관계 해소 후 1년 넘게 강아지를 찾지 않다가 옛 연인의 재혼 소식을 듣고 나서야 반환을 요구한 정황을 짚으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반려견이 원고의 특유재산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참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25가단170 판결문 (2026. 3. 10.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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