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중 의사 실수로 '방광' 절개…병원 “치료비 대줄게요” , 더 큰 문제 생기면?
제왕절개 중 의사 실수로 '방광' 절개…병원 “치료비 대줄게요” , 더 큰 문제 생기면?
초산 산모, 자궁 유착도 없었는데 사고…변호사들 “섣부른 합의는 금물, 향후 후유증 대비해야”

제왕절개 수술 중 의사의 실수로 방광이 절개된 산모가 병원으로부터 치료비 지원을 구두 약속받자, 변호사들은 명백한 의료과실이라며 섣부른 합의를 경고했다. / AI 생성 이미지
첫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은 A씨는 수술 후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수술 중 의사의 착각으로 방광이 절개됐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자궁 위에 방광이 붙어 있어 헷갈린 것 같다”며 앞으로 발생할 검사비와 치료비는 대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
하지만 A씨는 불안하다. 병원의 구두 약속만 믿고 있다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왕절개 1시간이라더니 2시간 넘어…알고 보니 ‘방광 절개’
A씨는 초산이었고, 이전에 자궁 유착이나 다른 산부인과 수술을 받은 경험도 전혀 없었다. 통상 1시간이면 끝난다는 제왕절개 수술은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수술이 길어진 이유는 의사의 실수 때문이었다. 의사가 자궁과 방광을 혼동해 방광을 절개한 것이다.
A씨는 병원 측에 CCTV와 의료기록을 요청해 둔 상태다. 병원은 방광을 어떻게 절제했는지 자세한 설명 없이, 향후 치료비 지원을 구두로만 약속했다.
변호사들 “명백한 의료과실…형사처벌도 가능”
변호사들은 의사의 과실이 명백한 의료사고라고 진단했다. 심지어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봤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 명확하므로,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형사고소해 의사를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도 “업무상과실이 인정되는 사안”이라며 형사고소도 고려해 보라고 조언했다.
특히 변호사들은 A씨가 초산이고 과거 수술 이력이 없어 유착 가능성이 낮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짚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초산이고 이전 수술 이력이 없는 상황에서 수술 시간을 크게 초과한 점은 주의의무 위반을 의심할 수 있는 중요한 정황”이라고 지적했다.
‘치료비 지원’ 구두 약속의 함정…섣부른 합의는 금물
변호사들은 병원 측의 구두 약속을 믿고 섣불리 합의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당장의 치료비 외에 받아야 할 보상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병원에서 구두로 향후 치료비와 검사비용을 지급한다고 약속했지만, 구두 계약보다는 서면 계약을 통해 확실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두 약속은 법적 구속력이 불확실하여 향후 분쟁의 소지가 크다.
법률사무소 열 황성하 변호사는 “전문적인 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향후 후유증 등을 대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방광 손상으로 인한 요실금 등 후유증이 나중에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합의하면 추가적인 배상을 받기 어렵다.
김일권 변호사는 “의사의 의료과실에 대해 합의서를 작성해 두어야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며, 소송을 통해 “5천만 원 이상의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증거 확보’
그렇다면 A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의료소송을 준비할 경우 제일 먼저 할 일은 병원에 의무기록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이미 요청한 수술기록지와 간호기록지 등 진료기록 일체와 CCTV 영상이 핵심 증거가 된다.
증거를 확보한 뒤에는 반드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합의나 소송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한 변호사는 “개인적으로 대응하면 병원에 유리한 내용으로 합의가 진행될 여지가 크다”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했다.
법적으로는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거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