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서 날아왔나? 2020년 12월 신호 위반에 대한 과태료 내라는 렌터카 업체
미래에서 날아왔나? 2020년 12월 신호 위반에 대한 과태료 내라는 렌터카 업체
렌터카 업체로부터 신호 위반 과태료 내라는 연락받아
고지서 속 위반 일시는 5개월 뒤⋯경찰에 확인해보니 위반 내역도 없어

신호 위반 과태료를 내라며 고지서를 보내준 렌터카 회사. 그런데 사진 속 고지서 날짜가 이상하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서 온 것이다. /셔터스톡
A씨는 얼마 전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신호 위반 과태료를 내라는 렌터카 업체의 전화였다. 금액은 7만원. 우선 회사가 먼저 납부했으니, 입금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태료 고지서와 계약서를 찍은 사진도 보내왔다.
보내준 계약서 사진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 보니, A씨는 지난해 12월 렌터카를 빌렸었다. 그런데 7개월이나 지나서 "당시에 신호 위반을 했다"며 과태료가 부과된 것이 좀 이상했다. 그리고 사진 속 고지서에도 이상한 점이 있었다. 위반 일시가 2020년 12월이었던 것. 미래에서 날아온 예고장도 아니고, 수상스러웠다.
이에 A씨는 과태료가 부과된 것이 맞는지 경찰에 확인해보기로 했다. 렌터카 차량번호와 A씨의 주민등록번호로 조회해 본 결과, 위반 내역은 없었다.
금액이 많지는 않더라도 '눈 뜨고 코베일뻔 한' 이 상황이 너무 괘씸한 A씨. 이 렌터카 업체를 고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우선 변호사들은 렌터카 업체의 행동이 고의인지, 실수인지 먼저 확인해보라고 했다.
법무법인 엘앤엘 광명 사무소의 김형석 변호사는 "혹시 다른 사람의 고지서를 잘못 보낸 것은 아닌지 렌터카 회사에 알아보라"며 "단순 실수인지, 고의적인 편취인지를 판단하는 게 먼저일 것" 이라고 했다.
더불어 위반일시가 2020년 12월로 되어있는 것이 혹시 잘못 표기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고 했다.
렌터카 업체의 '고의'가 확인되면 공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 사기 미수죄 등으로 형사고소 할 수 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는 " 이런 경우 사기죄로 고소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돈을 아직 렌터카 업체에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기 미수'가 적용된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 주명호 변호사도 "사기란 타인을 속이고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경우 성립한다"며 "이 사안의 경우 사기죄 실행의 착수(가짜 과태료 고지서를 보낸 것)가 인정되어, 사기죄의 미수가 성립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춘희 변호사는 사기 미수 이외에도 "렌터카 업체가 과태료 고지서를 위조해서 행사했다면 공문서위조 및 동 행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등도 이와 같은 견해였다.
법률사무소 正의 정지웅 변호사는 "렌터카 업체와 통화한 내용과 과태료 고지서 사진, 계약서 등 해당 증거를 잘 챙겨라"라고 조언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인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하면 된다"고 말했다.
주명호 변호사는 "공문서위조의 경우 처벌 수위가 높다"며 "상대방을 형사 고소한 뒤 합의금을 받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일단 공문서위조죄로 기소되면 실형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형법에 따르면 '행사할 목적으로 공무원 또는 공무소의 문서 또는 도화를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벌금형이 없어, 무조건 징역형이 나온다.
또한, 자신에게 부과된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나 범칙금 등은 A씨의 경우처럼 경찰청 민원실 182번으로 전화를 해보거나, '경찰청교통민원24'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여기서는 속도위반·신호 위반 조회, 미납과태료 및 범칙금 조회, 운전면허 행정처분 등 다양한 교통 민원을 처리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조회할 수 있고, 단속 시점에서 최소 3일에서 최대 1주일 소요된다. A씨 사례처럼 '가짜 과태료'를 받았다면, 그 진위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