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명령 받은 후 '7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남자의 최후
약식명령 받은 후 '7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남자의 최후

약식명령을 송달 받은 뒤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신청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A씨. 이 경우 정식재판을 받을 길은 전혀 없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법원에서 '약식명령'을 받았다. 승복하기 어려워 "정식재판을 신청해야지"하고 마음먹었다. 일주일 뒤 정식재판을 신청하러 법원에 갔다가 날벼락 같은 소리를 들었다. "약식명령을 받은지 7일 이내에만 정식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씨는 "약식명령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정식재판을 청구하려면 7일 이내에 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어떻게 방법이 없겠느냐"며 변호사에게 문의했다.
약식명령은 법원이 정식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검사가 제출한 서면 자료만 보고 벌금·과료·몰수 등의 명령을 내리는 재판 절차다. 피의자의 범죄가 중하지 않아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검사가 판단할 경우 이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판사는 사건을 검토해 최종 명령을 내린다.
서면으로만 받는 재판이니까 당사자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피고인은 고지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7일이 지나면 약식 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에는 정식재판을 신청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도와줄 방법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백 변호사는 "약식명령 송달 후 7일이 지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게 된다"며 "재심사유가 없는 한 이를 다툴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다만 아주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극히 예외적으로 '정식재판청구권 회복청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피고인(혹은 그 대리인)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기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가 이에 해당한다.
법원이 인정하는 피치 못할 사정은 뭘까. 법무법인 한마루 김윤식 변호사는 "굳이 예를 들어보면, '피고인이 출장을 갔는데 가족이 대신 약식명령 결과를 받고 나서 피고인에게 알리지 않은 경우'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도 재판장의 재량에 따라 다르다"고 덧붙였다.
우리 법원은 2001년 사고로 하반신이 완전히 마비되는 중상을 입은 김씨가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하다가 법정 시한을 넘겼을 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봤다. 이 정도는 되어야 인정된다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