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낙타, 토막 내 맹수 먹이로 주라"고 지시한 동물원 운영자 '집행유예'
"죽은 낙타, 토막 내 맹수 먹이로 주라"고 지시한 동물원 운영자 '집행유예'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
동물원 운영자가 동물학대로 처벌된 첫 사례

종양이 생겨 죽은 낙타를 방치해 죽게 하고, 해당 사체를 맹수의 먹이로 준 동물원 운영자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는 동물원 운영자가 동물학대로 처벌을 받게 된 첫 사례다. /네이버 블로그 '금빛 실타래'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20년, 대구의 한 체험형 동물원. 이곳에서 병에 걸린 낙타 한 마리가 방치된 끝에 결국 숨을 거뒀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동물원의 동물이 폐사하면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지만, 대표 A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사육사들에게 "사체를 토막 내 맹수의 먹이로 주라"고 지시했다.
결국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는 동물원 운영자가 동물학대로 처벌을 받게 된 첫 사례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김옥희 판사는 지난 20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1)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A씨에겐 종양이 생긴 낙타를 방치해 죽게 하고, 죽은 낙타를 맹수의 먹이로 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또한 일본원숭이, 긴팔원숭이, 그물무늬왕뱀 등 국내 멸종위기종 8종을 사육하며 환경부에 사육시설 등록을 하지 않은 혐의 등도 역시 인정됐다.
이런 혐의에 대해 A씨 측은 "다수의 동물원과 카페, 멀티플렉스 등 사업체를 운영해 동물관리를 직접 챙기지 못했다"며 "낙타의 상태 등 운영 상황을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A씨도 "(동물원은) 코로나19 시기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은 소외된 업종"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동물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했다"며 "피해를 본 동물의 수와 정도 등을 볼 때 그 죄가 가볍지 않다"고 판시했다. 다만 집행유예로 선처한 이유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와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