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2칸 차지하고 "손대면 죽는다"…뻔뻔한 벤츠 차주, 협박죄 저지른 걸까
주차장 2칸 차지하고 "손대면 죽는다"…뻔뻔한 벤츠 차주, 협박죄 저지른 걸까
주차장 두 칸 차지하고선 "손대면 죽는다" 메모 남겨놓은 벤츠 차주
"협박이다"라는 의견 많지만⋯변호사들 "협박죄 성립하기 어렵다" 분석하는 이유

차량 두 대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혼자 떡하니 차지한 모습이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그런데 이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이 차주의 당당한 메모 때문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한 고급 외제 차량이 사람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지난 주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이 발단이었다. 사진 속 차량은 주차장에 주차된 상태. 그런데 그 위치가 심상치 않았다. 차량 두 대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를 혼자 떡하니 차지한 모습이었다. 자전거 정도만 세워놓을 수 있는 공간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차주의 운전미숙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 어려운 '무개념' 주차였다.
보통의 경우라면 차주에게 전화해 따질 일. 하지만 해당 사진을 올린 글쓴이는 그러지 못했다. 차주가 차량 앞 유리 안쪽에 남긴 메모 때문이었다. "제 차에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 손해배상 10배 청구"라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해당 차량은 잘못 손대면 큰 액수의 수리비가 나올 수 있는 고급 차량. 결국 글쓴이는 "건드리면 인생 망할까 봐 무섭다"며 행동을 포기했다.
차주의 "죽을 줄 알라"는 발언. 혹시 협박죄가 되지는 않을까.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협박죄는 타인에게 해악(害惡·해로움을 끼치는 나쁜 일)을 전달해 공포심을 느끼게 했을 때 성립한다. 이에 따르면 "차에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라는 말은 협박처럼 들릴 수 있다.
법률 자문

하지만 문제의 차주의 경우 협박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협박의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는 "협박죄가 성립하려면 실제로 발생 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의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한다"며 "'손대면 죽을 줄 아세요'라는 말은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차량에 손대면 내일 저녁에 망치를 들고 찾아가 죽이겠다"는 것처럼 구체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두고 보자" "번개에 맞을 줄 알아라"와 같은 말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협박 같지만 판례에서는 협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변호사 박세훈 법률사무소'의 박세훈 변호사도 구체성이 떨어져 협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이에 더해 고의성도 인정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박 변호사는 "협박성 발언을 게시하는 행위도 상황에 따라 협박죄에서 말하는 '해악의 고지'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도 "(이 사안처럼) 구체적인 상대방을 정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 입주민 전반에게 단순히 경고할 목적으로 게시한 행위라면 협박의 고의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밖에도 "죽을 줄 아세요" 다음에 써있는 "손해배상 10배 청구"라는 내용이 협박죄 성립 가능성을 낮춘다고 했다. 하진규 변호사는 "'죽을 줄 아세요'라고 한 다음에 '손해배상 10배 청구'를 적은 건 실제로 죽이겠다는 게 아니라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전반적으로 위법성이 희석된다"고 했다.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행동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당 발언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죽을 줄 아세요. 경찰에 신고할 거야"도 같은 이유로 협박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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