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주 이유로 계약 갱신 거절한 집주인이 1년이 지나도 이사하지 않는데, 손해배상 청구해?
실거주 이유로 계약 갱신 거절한 집주인이 1년이 지나도 이사하지 않는데, 손해배상 청구해?
빈집으로 놔둔다면 손해배상 청구 못해
2년 안에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을 때만 손해배상 청구 가능

집주인이 실거주 한다 해서 별 수 없이 전셋집을 비워준 A씨. 집주인이 1년이 다 되도록 이사하지 않자, 속은 것 같다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셔터스톡
작년 이맘때쯤 A씨는 전셋집은 옮겨야 했다. 아파트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와 계약 갱신 요청을 했지만,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이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A씨가 확인해 보니, 1년이 다 가도록 집주인은 이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임차인을 구한 것도 아니고, 집은 비어있다.
A씨는 집주인이 자기를 속인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내가 거주하려고 그러니 집을 비워달라”던 집주인이 이사하지 않고 집을 계속 비워둔다 해서, 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서초 법률사무소 김상훈 변호사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의 실거주 의무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며 “A씨가 비워준 집이 그냥 공실로 남아 있다고 해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도 “현재로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임차인이 요청한 갱신 기간(통상 2년) 안에 집주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을 때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 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명수 변호사는 “A씨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싶다면, 가끔 임대인이나 제3자의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지를 확인해 보라”고 권했다.
하지만 집주인이 2년 안에 다른 사람에게 집을 임대해도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면, A씨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김상훈 변호사는 말한다.
그는 “법원은 갱신 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을 실거주한다던 임대인이 이를 어겨도 되는 ‘정당한 사유’로 본다”며 “예컨대 실거주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