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약인 줄 몰랐다" 시키는 대로 땅 판 고액 알바생, 정말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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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약인 줄 몰랐다" 시키는 대로 땅 판 고액 알바생, 정말 처벌받을까?

2025. 07. 04 10:4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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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낸 검은 봉지가 '마약'이라니

고액 알바 덫에 걸려 한순간에 피의자 됐다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1만 5천명 분량의 마약을 파낸 A씨가 피의자로 입건됐다. /셔터스톡

고액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산에서 검은 봉지를 파냈다가 졸지에 피의자로 전락한 A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법 집행의 경직성이 오히려 마약 확산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히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피의자가 된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있을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고액을 주겠다'는 제안에 특정 장소로 향했다. A씨가 지시에 따라 산속에서 파낸 검은 봉지 안에는 1만 5천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의 필로폰 410g이 들어있었다. A씨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수사기관은 A씨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여론 "이러면 누가 신고하나" 신고 위축 효과 우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네티즌들은 "뭔가 이상하면 그냥 피해야지, 신고했다가 피의자 될 판", "저런 식으로 엮이면 선량한 사람도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것 아니냐", "결국 마약 조직을 도와주는 꼴"이라며 A씨의 상황에 공감하는 한편, 수사기관의 경직된 대응을 비판했다.


이는 범죄 현장을 목격하거나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했을 때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만약 A씨가 처벌받는다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누구든 위험을 감수하고 신고하기보다 외면하는 쪽을 택할 것이라는 우려다.


A씨는 정말 처벌받을까?

여론의 시선과 별개로, A씨의 전망은 어둡다. A씨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핵심적인 이유는 바로 '미필적 고의' 때문이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즉, '마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도 봉지를 파내 옮겼다면 유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원은 ▲정상적인 아르바이트가 아닌 점 ▲산속에 물건을 묻어두는 비상식적인 방식 ▲사회 통념을 크게 벗어나는 고액의 대가 등을 근거로 A씨가 불법적인 일에 연루됐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상 A씨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마약관리법) 위반이다. 단순 소지만으로도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중형에 처해질 수 있다.


특히 필로폰 410g이라는 막대한 양을 고려하면, 소지한 마약 가액이 5천만 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처벌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될 수도 있다.


'미필적 고의' 인정 시 징역 5~7년 예상

A씨의 최종 처벌 수위는 재판부가 그의 '고의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만약 재판부가 A씨가 필로폰의 존재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단순히 수상한 고액 알바로만 여겼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도 있다.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아르바이트에서 "다소 불법적인 수단이 동원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된 판례도 존재한다(제주지방법원 2022. 7. 6. 선고 2021고단2180 판결).


그러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산속에 묻힌 검은 봉지를 파내는 행위 자체가 불법성을 강하게 암시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법정형은 최소 징역 5년에서 시작하며, 특가법이 적용되면 최소 10년으로 높아진다.


다만 재판부는 A씨가 ▲범죄에 가담한 정도가 낮고 ▲초범이며 ▲단순 아르바이트로 알고 참여한 점 등을 유리한 양형 사유로 고려할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최종적으로 징역 5년에서 7년 사이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필로폰의 양이 워낙 많아 집행유예가 나올 확률은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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