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비 떼인 프리랜서, '알고보니 빈털터리 회사'... 사기죄 고소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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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비 떼인 프리랜서, '알고보니 빈털터리 회사'... 사기죄 고소 가능할까?

2025. 11. 18 17:3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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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당시부터 지급 능력 없었다면 대표이사 등 개인 상대 형사 고소 가능... '단순 채무불이행'과 구분할 증거 확보가 관건

외주 용역비를 받지 못했다면, 계약 당시 지급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을 입증하여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일 시키고 돈 안 주는 사장님, '사기죄'로 처벌될까?


외주 용역을 맡아 일을 마쳤지만, 약속된 돈을 받지 못했다. 답답한 마음에 지급명령까지 신청했지만,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계약 당시 회사는 이미 다른 빚과 체불 임금으로 가득한 '빈털터리' 상태였다. 애초에 돈 줄 능력도, 의사도 없었던 셈이다.


이 경우, 용역비를 떼인 프리랜서는 회사를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조언한다.


법인은 처벌 불가... '진짜 사장'을 겨눠라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사기죄의 칼날이 '법인'이라는 껍데기를 향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범죄의 주체는 자연인, 즉 '사람'이어야 하므로 실제 계약을 주도하고 결정한 책임자를 피고소인으로 특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필의 배성재 변호사는 "법인회사를 피고소인으로 할 수는 없고, 의뢰인께 계약 체결을 직접 요청한 사람과 계약 최종 결정자(보통 대표)를 상대로 고소해야 한다"고 명확히 했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 역시 "법인은 사기죄 처벌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업무를 처리한 행위자를 상대로 사기 고소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법인 등기부등본 뒤에 숨은 대표이사나 실질적인 운영자(실사주)를 찾아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약서 쓸 때부터 '빈털터리'... 사기죄의 핵심 증거


단순히 돈을 못 받은 '채무불이행'과 돈을 떼먹을 작정으로 속인 '사기'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 둘을 가르는 기준은 바로 '계약 체결 당시'에 돈을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 여부다.


법률사무소 무율의 김도현 변호사는 "계약 당시부터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숨긴 채 계약을 체결하여 용역을 제공받은 경우라면 사기죄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도 "해당 법인이 이미 다른 업체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직원 임금도 체불 중이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면, 계약 당시부터 외주비 지급이 불가능한 상태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즉, 계약 전부터 존재했던 다른 업체의 미지급 대금 내역, 직원들의 임금 체불 현황 등은 상대방의 '기망 행위(속이려는 의도)'를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경찰은 '민사 문제'라며 외면"... 변호사 조력 필요한 이유


이론적으로는 사기죄 성립이 가능해 보이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수사기관이 '개인 간의 돈 문제'라며 사건을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실무적으로 이러한 사안의 경우 고소하더라도 경찰이 민사문제로 파악하여 불입건, 불송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변호사 조력을 통해 상대방의 행위가 사기에 해당한다는 법리적 검토가 완료된 형사고소장을 정식으로 제출해야 경찰의 진정성 있는 수사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설픈 고소장은 자칫 민사 분쟁으로 치부되어 수사 동력을 잃기 쉽다는 경고다.


민사·형사 '투트랙' 전략... 가압류로 재산 묶어야


전문가들은 돈을 돌려받는 '민사 절차'와 사기꾼을 처벌하는 '형사 절차'를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진행 중인 지급명령 절차를 계속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기죄로 형사고소를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형사 고소는 상대방을 압박해 합의를 유도하고,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증거를 확보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김 변호사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강조했다. 바로 '시간과의 싸움'이다.


그는 "법인의 자산이 더 이상 유출되지 않도록 가압류 등의 보전처분도 고려해야 한다"며 "채권자들이 많은 상황에서는 조기에 권리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사기꾼이 재산을 빼돌리기 전에 발 빠르게 묶어두는 조치가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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