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결도 뒤집는다? '재판소원' 봇물 터졌지만…'통과'는 하늘의 별 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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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도 뒤집는다? '재판소원' 봇물 터졌지만…'통과'는 하늘의 별 따기

2026. 03. 16 13:15 작성2026. 03. 17 08: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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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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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권 구제 취지에도 '4심제' 전락 우려

성공 열쇠는 헌재의 '깐깐한' 사전심사에 달려

손인혁 헌법재판소 사무처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판소원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사법 시스템에 큰 변화를 가져올 '재판소원' 제도가 시행됐다.


기존에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에서 다시 다툴 수 있게 된 것이다.


제도 시행 이틀 만에 36건이 접수되는 등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패소하면 헌재로? '4심' 향한 기대와 우려

재판소원 제도는 법원의 재판으로 인해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그 재판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헌재가 청구를 받아들이면 해당 재판은 취소되고, 법원은 헌재의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재판해야 한다.


사법 작용까지 헌법적 통제 아래 둠으로써 기본권 보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제도가 사실상 '4심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확정판결에 불복하는 당사자들이 너도나도 헌재의 문을 두드리면서 분쟁이 장기화되고, 막대한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소위 '가진 자'들만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일부 정치인들이 유죄 확정판결에 대해 재판소원 청구 의사를 밝히면서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무나 못 두드리는 헌재의 문…'사전심사'라는 좁은 문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남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사전심사'라는 강력한 필터링 장치를 두고 있다.


재판관 3명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가 본안 심리로 넘길 사건을 미리 걸러내는 절차다.


헌법재판소법 제72조에 따라 지정재판부는 청구 기간을 넘겼거나, 다른 구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등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건을 각하할 수 있다.


특히 재판소원의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3항이 정한 매우 제한적인 사유에 해당해야만 심판 대상이 된다.


단순히 판결 결과에 불만이 있는 정도로는 안 되며, ▲법원의 재판이 헌재 결정에 명백히 반하거나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위반했거나 ▲법률 위반이 명백하여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등이어야 한다.


헌재는 연간 1만 건 이상의 재판소원이 접수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대부분이 이 사전심사 단계에서 걸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과거 반복적인 헌법소원 청구를 권리남용으로 보아 각하한 선례와도 맥을 같이한다(헌법재판소 2006헌마1475 결정).


결국 '중요한 헌법 쟁점' 골라낼까…자의적 판단 우려도

관건은 어떤 사건을 '중요한 헌법적 쟁점'으로 보아 본안 판단에 나아갈 것인지다.


이 기준이 추상적이어서 자칫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건의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헌재는 법조 경력 15년 이상의 연구관들로 전담팀을 꾸리고 내부 발표회를 여는 등 객관적인 심사 기준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일, 스페인 등 먼저 재판소원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처럼 접수 사건의 90% 이상이 사전심사에서 종결될 것으로 예측한다.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도 초기에는 많은 청구가 있겠지만, 헌재가 인용 가능성이 매우 낮은 사건들을 엄격히 걸러내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재판소원의 문은 열렸지만, 그 문을 통과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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