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료를 고소한 교사, 그 계기는 "애들 좀 조용히 시켜라" 한 마디
[단독] 동료를 고소한 교사, 그 계기는 "애들 좀 조용히 시켜라" 한 마디
모욕감을 느꼈다⋯같은 학교 교사들끼리 '민·형사 소송전'
![[단독] 동료를 고소한 교사, 그 계기는 "애들 좀 조용히 시켜라" 한 마디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2019-11-27T14.02.06.547_591.jpg?q=80&s=832x832)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 동료 교사끼리의 소송전이 벌어졌다. 그 소송의 첫 시작은 "애들 좀 조용히 시켜라"라는 말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애들 좀 조용히 시켜라!"
옆 반에서 수업 중이던 동료 교사가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면? 그 행동은 교권을 침해한 행위로 볼 수 있을까. '교권 침해'를 두고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동료 교사들끼리의 소송전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 4교시 수업 중에 벌어졌다. 2학년 7반에서 영어 수업을 하던 A씨 교실에 한문 교사 B씨가 들어왔다. B씨는 부장 교사로 옆반에서 수업 중이었다. "학생들 좀 조용히 시켜라"는 말에 A씨는 무안함을 넘어 모욕감을 느꼈다. 학생들이 다 보는 앞에서 나온 말이었다는 이유가 컸다.
며칠 뒤, 부장 교사 B씨는 한 번 더 A씨 수업에 대해 언급했다. "곧 있을 학부모 수업공개날에도 지난번처럼 수업을 하면 망신을 살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그때도 똑같이 수업해봐라"는 B씨 말에 A씨는 불안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A씨는 부장 교사 B씨를 형사고소했다. 수업을 방해한 행동이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를 수사한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지난 6월 "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A씨는 이번엔 민사 소송을 걸었다.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입었으니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위자료 3000만원에 치료비 1000만원을 달라고 청구했다.
하지만 사건을 심리한 수원지법 평택지원 민사13단독 고상교 판사는 청구를 기각했다. 손해배상을 할 정도의 일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고 판사는 "피고(B씨)가 무례한 행동을 한 것은 맞지만 사건 경위 등을 봤을 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정도는 아니다"고 판시했다. 핵심 근거는 최초 사건이 발생했을 때, A씨 교실이 상당히 시끄러웠다는 점이 제시됐다. 고 판사는 "원고(A씨)의 교실은 책상을 치거나 벌칙으로 노래를 부르는 등 시끄러웠다"고 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옆 교실에서 수업 중인 선배 교사가 시끄러운 그 교실에 가서 담당 교사에게 '학생들을 조용히 시켜라'고 말한 것 정도로는 '손해배상을 할 정도의 불법행위가 아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