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B 뽑다 실수로 기어 건드려"… 음주운전 4범의 황당 변명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USB 뽑다 실수로 기어 건드려"… 음주운전 4범의 황당 변명

2026. 06. 24 18:0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 0.173% 만취 상태로 1m 운전

법원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 안 해"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혈중알코올농도 0.173%의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피고인이 "차량 안에서 USB 케이블을 뽑다가 실수로 기어를 건드렸다"며 범행을 부인했으나 결국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피고인 A씨는 이미 동종 전과가 3회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휴대전화 충전하려다 실수로 기어 변속돼" 황당 주장

A씨는 2024년 4월 21일 새벽 2시 1분경 부산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자신의 그랜저 승용차를 약 1미터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발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73%로 면허 취소 수치를 훌쩍 넘는 만취 상태였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고의로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술을 마신 뒤 잠을 자기 위해 차량에 들어갔고, 휴대전화 충전을 위해 시거잭에 꽂혀 있던 USB 케이블을 뽑는 과정에서 실수로 기어봉을 쳤다는 것이다.


A씨는 이로 인해 주차(P) 상태였던 기어가 주행(D)으로 변속되며 차량이 앞쪽으로 1m가량 이동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CCTV와 엇갈린 진술에 발목 잡힌 거짓말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객관적 증거와 A씨의 일관성 없는 진술을 바탕으로 그의 변소가 객관적 합리성이 떨어져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우선 재판부는 기어 변속의 기계적 특성을 지적했다. 실수로 기어봉을 건드렸다고 해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P) 위치의 기어가 우측과 아래로 힘이 작용해 주행(D) 위치까지 이동하는 것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USB 케이블을 뽑는 과정에서 상관도 없는 브레이크를 밟고, 기어봉을 쳐서 주차 위치에 있던 기어봉이 주행 위치까지 이동하는 일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은 더더욱 이례적"이라고 일축했다.


현장 CCTV 영상도 A씨의 발목을 잡았다.


영상에는 A씨의 차량이 시동을 건 후 약 11초 뒤 전조등을 켜고 출발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차량 내 에어컨 버튼을 찾기 위해 외부 전조등을 켰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법원은 A씨가 운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동을 걸고 주행하다가 목격자가 차를 막아서자 정차한 것으로 해석했다.


진술의 신빙성도 문제였다. A씨는 사건 직후 경찰에게 운전 동기를 "귀가"라고 밝혔고 , 다음 날 통화에서는 "누군가 차를 빼달라고 했고, 대리를 불렀는데 차가 너무 대로변에 있어서 옮겨야겠다는 생각에 살짝 움직인 것"이라고 말했다.


'실수로 기어를 쳤다'는 주장은 범행일로부터 25일 이상 경과한 시점의 제1회 경찰 조사에서 처음 등장했다.


법원 "죄책 무겁지만, 이동 거리 짧은 점 참작"

이 사건을 맡은 부산지방법원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8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1월에도 동종 범죄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는 등 총 3회의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음주운전은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범죄이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피고인은 경찰 이래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다만 "피고인의 자의가 아니라 타인의 제지에 의한 것이기는 하나 결과적으로 운전한 거리가 단거리인 점, 2016년 이후로는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 유리한 정상을 두루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