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주차장서 숨진 "키워주셔서 감사" 그 중학생, 1살 모자라 보험금 못 받는다
지하 주차장서 숨진 "키워주셔서 감사" 그 중학생, 1살 모자라 보험금 못 받는다
14세 중학생 사망자⋯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
보험금 노린 범죄 막기 위해 보험 계약에 나이 제한
이와 비슷한 사례,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달 태풍 '힌남노'로 피해로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숨진 중학생이 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행 상법이 15세 미만의 상해사망 보험계약을 금지하고 있어서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연합뉴스
지난달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당시,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중학생 A군. A군은 차량을 빼기 위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가는 어머니를 따라갔다가, 밀려든 빗물에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A군의 나이가 1살 모자라 유족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상법이 15세 미만의 상해사망 보험계약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지난 9일 포항시는 힌남노로 침수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주민 10명에 대한 시민안전보험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재난이나 감염병, 대중교통 사고 등으로 피해를 본 시민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전 시민을 대상으로 시민안전보험에 미리 가입한 것. 해당 계약에 따라, 유족은 최대 2000만원의 보험금을 받게 된다.
그런데, 시는 보험사로부터 사망자 중 한 명인 A(14)군에 대해서는 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 상법에 따르면 15세 미만의 상해사망 보험계약은 금지돼 있다. 이 법은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732조). 이 때문에 사망 당시 만 14세였던 A군은 보험가입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해당 조항은 보험금을 노리고 미성년 자녀에게 해를 가하는 범죄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조항으로 인해 보험금을 받지 못하자 국회에서 연령 기준을 삭제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A군과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 2015년, 한 고교생(1학년)이 체육시간에 쓰려서 병원에 이송되던 중 사망한 사건이다.
이후 숨진 학생의 어머니 B씨는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다. 해당 보험은 지난 2010년 자녀가 10세일 때 B씨가 가입한 보험으로, 자녀 사망 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해당 보험사는 상법 제732조를 들어 해당 보험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B씨는 보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 역시 해당 조항을 근거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윤미림 판사)는 "상법 제732조는 사망 보험의 악용에 따른 도덕적 위험 등으로부터 15세 미만자 등을 보호하기 위해 둔 효력 규정"이라며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계약은 피보험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또는 보험 수익자가 누구인지 관계없이 무효가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B씨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사망한 자녀의 나이는 10세로 15세 미만이었음을 알 수 있다"며 "해당 자녀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이 사건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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