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대충 살았다" 후폭풍⋯윤서인 작가 vs. 정철승 변호사, 최후에 웃는 건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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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대충 살았다" 후폭풍⋯윤서인 작가 vs. 정철승 변호사, 최후에 웃는 건 누구

2021. 01. 20 20:20 작성2021. 01. 20 20: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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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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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인 작가 "독립 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 발언 논란

정철승 변호사 "윤서인 작가가 독립운동가 명예를 훼손"

vs. 윤서인 작가 "정철승 변호사가 내 명예를 훼손"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 만화가 윤서인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미 소송전이 예고됐다. 왼쪽은 윤서인 작가에게 소송을 예고한 정철승 변호사. 오른쪽은 윤서인 작가. /연합뉴스⋅광복회 홈페이지⋅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만화가와 변호사가 한판 붙었다. 온라인상의 설전이 아닌, 패배하면 막대한 비용을 물어내야 하는 소송전이다.


"알고 보면 (중략)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


지난 12일 윤서인 작가가 SNS에 위와 같은 글을 올린 게 이번 사건의 시작이다. 이 발언을 두고 정철승 변호사(법무법인 더펌)가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형사 고소와 함께 위자료 83억원 청구를 시사했다.


그러자 윤 작가는 "너무 (글을) 짧게 쓴 게 실수였다"고 사과하면서도 이후 "정 변호사를 고소했다"는 글을 올렸다. 정 변호사가 SNS상에서 자신을 "하찮은 자"라고 부르고, "갈아 마셔 벌랍니다(버리겠다)"고 표현한 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둘 중 최후에 웃는 건 누구일지 예상해봤다.


"내가 위자료 물 일 없다"는 윤서인 작가, 정말 그럴까

이 사건은 정철승 변호사가 윤서인 작가에게 거액의 민사소송을 예고하면서 본격화됐다. 윤 작가는 "이게 인용된다면 법원 문 다 닫아야지"라며 자신만만한 입장을 보였지만, 변호사들 생각은 달랐다.


형사 재판과 달리 민사 재판에서는 불법 행위를 인정하는 폭이 더 넓다. 모욕죄는 성립되지 않더라도, 민사상 불법행위는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의 정은주 변호사. /로톡DB
(왼쪽부터)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 법무법인 정향의 정은주 변호사. /로톡DB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는 "민사 재판에서는 형사 재판과 달리 '피해자 특정' 등을 엄격하게 요구하지 않는다"며 "윤 작가 해명대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수(과실)에 의한 행위도 불법행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한 '독립운동가들'이라는 것도 "피해자가 특정될 수 있는 근거"라고 박 변호사는 밝혔다. 다른 불특정 집단과 달리 독립유공자법상 국가보훈처에 등록된 이들이므로 특정성 충족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민사적으로 불법행위가 인정될 수준의 특정성은 충족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83억원이 전부 인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소송을 예고한 정 변호사는 광복회원 약 8300명에 대해 1인당 위자료 100만원씩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 변호사는 "정신적 위자료를 낮게 책정하는 법원의 경향에 따라 1인당 100만원이 전부 인정되기는 어렵고, 훨씬 적은 금액이 인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윤서인 작가의 발언. /윤서인 유튜브 채널 '윤튜브' 캡처
논란이 됐던 윤서인 작가의 발언. /윤서인 유튜브 채널 '윤튜브'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반면 이 사안을 다르게 본 변호사들도 있었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인용될 확률보다는) 기각될 확률이 더 높다"고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하진규 변호사도 "특정 개개인을 지목한 것이 분명하다고 하기엔 힘들어 보인다"며 같은 의견을 밝혔다.


명예훼손 및 모욕 형사적으로 따져보면⋯양측 모두 처벌 가능성 낮아

형사적으로는 "양 당사자 모두 헛방을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둘 다 실제 처벌될 가능성이 낮다는 말이다.


윤서인 작가가 문제 삼은 표현들.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윤서인 작가가 문제 삼은 표현들.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① 윤서인 작가 → 정철승 변호사

윤 작가가 형사적으로 정 변호사의 행위를 문제 삼은 건 다음 네 가지 표현이다.


① 옛날 같으면 일족이 도륙 날 일인데

② 윤서인이 이 녀석을 갈아 마셔 벌랍니다

③ 금융사형을 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④ 하찮은 자를 상대로 하는 일이라고 반드시 하찮은 일이라고 볼 수는 없고


변호사들은 이 표현 모두가 정 변호사를 처벌하기에는 부족한 표현이라고 했다.


심지연 변호사는 "(정 변호사가)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분노의 표현이라고 주장할 경우 실질적으로 처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변호사는 광복회 고문 변호사이자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후손이다.


박지영 변호사도 "정당한 비판의 맥락에서 다소 거친 단어가 쓰인 경우는 모욕죄 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고, 하진규 변호사 역시 "다소 과격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② 정철승 변호사 → 윤서인 작가

형사 처벌이 어려운 건, 정 변호사뿐 아니라 윤 작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정 변호사는 "윤 작가의 발언이 독립운동가 등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했지만, 변호사들은 실제 죄가 되기는 어렵다고 했다.


쟁점이 되는 모욕죄나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구체적으로 피해자가 특정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민사와 달리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특정성'을 보는데 그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말이다.


특히나 우리 법원은 '집단'에 대한 모욕이나 명예훼손은 잘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정향의 정은주 변호사는 "집단 표시에 의한 모욕은 구성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 성립한다"고 했다.


덧붙여 "윤 작가의 해당 발언이 피해자가 특정될 정도라고 보기도 힘들어 보인다"고 정은주 변호사는 말했다.


형사적인 면만 보면, 둘은 비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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