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샵 마사지 받다 허리디스크 파열…'나 몰라라' 원장, 법적 책임은?
피부샵 마사지 받다 허리디스크 파열…'나 몰라라' 원장, 법적 책임은?
일상 회복 꿈꾸며 찾은 마사지, 3개월째 병상 신세…업체는 '과실 없다' 발뺌, 변호사들 '민·형사 책임 가능'

피부관리샵에서 괄사 마사지를 받은 주부가 허리디스크 파열로 응급 수술을 받았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괄사 마사지 한 번에 허리디스크 파열…'괜찮아진다'는 말만 믿었다가 수술대 오른 주부의 눈물
피로를 풀기 위해 동네 피부관리샵을 찾았던 한 여성이 허리디스크 파열이라는 날벼락 같은 진단을 받고 3개월째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업체 측은 책임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명백한 과실이 인정된다며 민·형사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근육 푸는 과정"이라더니…응급 수술로 이어진 비극
사건은 지난 10월 9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동네 피부관리샵에서 괄사 도구를 이용한 마사지를 받았다. 관리사는 강한 압력으로 A씨의 몸을 주물렀고, 그날 저녁부터 A씨는 목과 허리에 극심한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증상을 느끼기 시작했다.
통증을 참다못해 닷새 뒤인 10월 14일 피부샵에 고통을 호소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황당했다. 관리사는 "좋아지는 과정"이라며 오히려 "무료로 근육을 풀어주겠다"고 제안했다. A씨는 전문가의 말을 믿고 17일과 19일, 두 차례나 더 마사지를 받았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됐다.
결국 정형외과를 거쳐 상급 병원을 찾은 A씨는 충격적인 진단 결과를 받았다. 진단명은 '요추 추간판 전위(허리디스크 파열)' 및 '경추신경 골화증'.
병원은 응급 수술을 권유했고, A씨는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대학병원에서는 "경추신경 골화증 통증은 외상이나 상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마사지가 통증을 유발했거나 악화시켰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내 책임 아니다" 발뺌하는 원장, 퇴사해버린 관리사
A씨는 병상에 눕게 되자 피부샵 원장에게 병원비 등 합의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걱정하는 듯한 문자를 보내던 원장은 어느 순간부터 답변을 피하기 시작했다. 최근 A씨가 직접 가게를 찾아가 항의하자 원장은 태도를 바꿨다. "마사지로 그렇게 될 수 없다. 우리 과실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전면 부인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A씨에게 직접 마사지를 했던 관리사는 원장과 다툰 뒤 가게를 그만둔 상태다. A씨는 "사과 한마디 없이 '법대로 하라'는 식의 태도에 분통이 터진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법조계 "명백한 과실…민·형사 책임 피하기 어려워"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피부관리샵 측의 명백한 과실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고객의 통증 호소에도 불구하고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추가 마사지를 강행한 것은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행위라는 것이다.
김경태 변호사는 "시술 직후부터 통증이 시작돼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며 "통증 호소 후에도 적절한 조치 없이 추가 마사지를 권유한 점 등은 업체의 과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관리사가 퇴사한 점은 오히려 업무상 문제로 퇴사했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시술의 부적절성을 보여주는 간접증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법적 대응 방안으로는 형사상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소하는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제시됐다. 법무법인 휘명의 김민경 변호사는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상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며 "특히 의사의 '외상이나 상해로 인한 통증' 소견이 인과관계 입증에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웨이브의 이창민 변호사는 "관리사 개인뿐만 아니라 사용자책임(민법 제756조)을 물어 해당 관리샵 원장도 공동으로 피고로 넣어 소송을 제기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원의 잘못은 곧 사용자인 업주의 책임이라는 의미다.
'인과관계' 입증이 관건…어떻게 싸워야 하나
결국 법적 다툼의 핵심은 '마사지 행위'와 '디스크 파열' 사이의 인과관계를 얼마나 명확히 입증하느냐에 달렸다. 변호사들은 승소를 위해 철저한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수집해야 할 증거는 ▲마사지 직후부터의 모든 진료기록 및 검사 결과(MRI, CT) ▲'마사지가 상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 ▲피부샵 측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용증명을 보내 합의를 시도하고, 불발될 경우 즉시 민·형사 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손해배상 청구 범위에는 현재까지 지출된 치료비와 향후 치료비, 일을 하지 못해 발생한 수입 손실(일실수입), 그리고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이 모두 포함된다. A씨 아내의 경우 3개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 손해배상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전문가는 판례에 비추어 위자료만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 수준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