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샀을 뿐인데 소송당했습니다, 이름도 어려운 '사해행위 취소소송'…어떻게 대응하죠?
집을 샀을 뿐인데 소송당했습니다, 이름도 어려운 '사해행위 취소소송'…어떻게 대응하죠?
빚이 있던 전 집주인의 채권자가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
집 빼앗길까 걱정⋯변호사들 "정당하게 집 샀다는 점 입증해야"

전원생활을 꿈꾸던 A씨는 얼마 전 가진 돈을 모두 끌어다 집을 마련했다. 그런데 어느 날, A씨에게 소장이 날아왔다. A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전원생활을 꿈꾸던 A씨는 얼마 전 자신의 고향 근처에서 좋은 매물을 발견했다. 이에 가진 돈을 모두 끌어다 그곳에 집을 마련했다. 그런데 어느 날, A씨에게 소장이 날아왔다. A씨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해행위 취소소송'이었다.
확인해보니 사정은 이랬다. A씨에게 집을 판 전(前) 집주인 B씨에게는 빚이 있었다. 그런데 B씨가 빚을 갚지 않고 ①자신의 아내에게 집을 증여했다. 이후 아내는 ②A씨에게 집을 팔았다.
그러자 B씨에게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이 집에 대한 매매계약을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청구한 것이었다. 채권자는 "B씨가 돈을 갚지 않으려고 A씨에게 집을 팔아 재산을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니 다시 B씨의 재산으로 돌려놓으란 취지다.
하지만 A씨는 정말 억울하다. A씨는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적법하게 집을 샀다. B씨에게 그러한 사정이 있는 줄 알지도 못했다. 이러다 어렵게 마련한 집을 돌려줘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 A씨는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불리한 위치에서 소송 시작⋯단,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집 샀다면 큰 문제 없을 것"
우선 B씨의 행동은 사해(詐害)행위로 볼 수 있다. 대법원은 채무자(이 경우 B씨)가 자기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매각하여 소비하기 쉬운 금전으로 바꾸는 행위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본적으로 채무자의 채권자들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된다고 보고 있다(대법원 97다54420 판결).
이처럼 돈을 갚는 데 써야 하는 재산을 처분해 다른 곳에 사용했다면, 채권자는 법원에 이 재산을 다시 채무자 명의로 돌려놓아 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이를 '사해행위 취소소송'이라고 한다.
그런데 잘못을 한 사람은 B씨인데, A씨를 상대로 소송을 한 것일까. 사실 이 소송은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채무자의 재산을 넘겨받은 제3자인 수익자(受益者)나 전득자(轉得者)를 상대로 해야 한다. 이 사안에서 수익자는 B씨의 아내(①), 전득자는 A씨(②)다.
더욱이 사해행위 취소소송에서는 수익자와 전득자에게 악의가 있었다고 추정한다.
다만, A씨가 정상적인 거래를 통해 취득한 주택이라면 큰 문제 없을 거라고 했다. 법률사무소 산성 박현우 변호사는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A씨는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적절히 대응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봤다.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는 "소장을 받은 이상 답변서 등을 제출해 채권자의 청구를 기각시켜야 한다"며 "A씨는 선의의 제3자로서 충분히 승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씨가 자신의 선의를 입증할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사해행위 여부를 판단한다. △채무자(전 집주인 B씨)와 제3자(A씨)의 관계 △채무자와 제3자 사이의 처분 행위 내용과 처분 경위 △처분 행위의 거래조건이 정상적이고 이를 의심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지 여부 △처분행위 이후의 정황 등이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7다7462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