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대납' 오세훈 1심 벌금 1천만원… 확정시 직 상실
'여론조사 대납' 오세훈 1심 벌금 1천만원… 확정시 직 상실
재판부 "은밀한 조사 필요성 인정" 유죄 선고
오 시장 "거짓 진술" 반발하며 즉각 항소

오세훈 '여론조사 대납' 1심 벌금 1천만원 /연합뉴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정치 브로커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그 비용을 후원자가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혐의를 전면 부인해 온 오 시장은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다.
"나경원 이길 수 있나" 은밀한 여론조사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내 경선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력한 당내 경쟁자였던 나경원 후보를 강하게 의식하던 오 시장은 일반 시민들의 높은 지지도를 부각할 필요가 있었다.
특검팀은 오 시장이 총 10건의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기소했으나, 1심 재판부는 이 중 5건(비공표 3건, 공표 2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조사를 의뢰했고, 여론조사 비용 2천100만 원은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사업가 김한정 씨가 명 씨에게 대신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적법한 선거자금인가, 불법 대납인가
오 시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당시 선거자금이 충분했기 때문에 굳이 무자격 업체에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조사를 맡길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피고인 측은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정치적 기소라며 무죄를 호소했으나, 법정 공방 끝에 1심 판단이 나왔다.
"은밀한 조사 필요성 인정"… 유죄 철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오 시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선거법상 후보자 명의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할 수 없었던 정치적 상황을 지적했다.
은밀하게 여론조사를 진행해야만 했기에, 조사 업체의 자격 유무는 의뢰 사실을 부정할 결정적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범행을 주도했음에도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천100만 원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최측근 강철원 전 부시장과 여론조사 비용을 불법 기부한 후원자 김 씨에게도 각각 300만 원과 500만 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다만 적극적인 여론 조작을 지시하지 않은 점과 실제 선거에 미친 영향이 적다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벼랑 끝에 선 오세훈, 항소심 예고
정치자금법 제57조에 따르면, 이 판결이 상급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으로 최종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되며 향후 5년간 공직에 나설 수 없다.
신속한 재판을 위한 특검법상의 '6·3·3' 원칙(1심 6개월, 2·3심 각 3개월)이 엄격히 준수될 경우 이르면 내년 1월 말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시장직 상실형이 최종 확정되면, 확정 시점에 따라 내년 4월 또는 10월에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오 시장은 선고 직후 법정을 나서며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며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됐다"고 강한 유감을 표출하며 항소를 예고했다.
반면 특검팀은 정치적 기소라는 오해를 벗었다고 평가하면서도,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나머지 여론조사 5건에 대해서는 판결문 분석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혀 향후 상급심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