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접촉도 없는데 왜 폭행이냐" vs. "언어폭력도 엄연한 폭행이다"
"신체 접촉도 없는데 왜 폭행이냐" vs. "언어폭력도 엄연한 폭행이다"
"싸가지 없는 X" 폭언한 천안 버스기사 기사 속 논쟁

버스에서 내린 승객 A씨를 향해 폭언을 쏟아부은 버스기사의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폭언을 폭행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것이었다. /셔터스톡
"씨XX" "싸가지 없는 X" "신고할 거면 신고해 씨XX아."
버스에서 내린 승객 A씨를 향해 거친 욕설이 쏟아졌다. 사건은 지난 15일 발생했다. 시내버스를 운전하던 기사 B씨가 버스에서 내린 A씨를 따라 내리더니 폭언을 쏟아부었다. 당시 버스에는 10여명의 승객이 타 있었지만, B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른 승객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폭언을 들은 A씨는 해당 사연을 SNS에 올렸다.
A씨가 폭언을 들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당시 A씨는 버스 카드가 제대로 찍히지 않아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기 위해 하차벨을 눌렀고, 이후 하차를 했다고 했다. 하지만 버스 기사가 따라 내려 위와 같은 폭언을 쏟아냈고, 말대꾸를 하면 신체적 폭력을 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대응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A씨의 사연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일었다. 이유는 과연 버스 기사 B씨의 '욕설과 폭언을 폭행죄로 고소할 수 있느냐'였다. "신체 접촉도 없었는데 어떻게 폭행일 수 있느냐"는 의견과 "언어폭력도 엄연한 폭행"이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과연, '폭언'을 폭행죄로 볼 수 있는 건지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대방을 향해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퍼부은 행위는 '폭행죄'에 해당한다.

우리 법원은 형법상 폭행죄를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 일체'라고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유형력'이 무조건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신체 가까이에서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했다면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변호사들도 비슷한 의견을 보인다. "구체적인 상황을 더 살펴야겠지만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게 아니어도, 폭행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르면 피해자를 따라 버스에서 내려서까지 폭언을 퍼부은 버스기사도 폭행죄가 적용될 여지가 크다. 우리 형법(제260조)은 폭행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 뿐만 아니라 모욕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11조에 따르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있다.
법에 나와 있듯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①공연히 ②다른 사람을 ③모욕해야 한다. 버스 기사는 10명의 승객(①)이 보는 앞에서 승객 A씨(②)를 향해 욕설(③)을 퍼부었기 때문에 모욕죄 성립요건에도 해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