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교육청 고위 간부 비리, 90분 '초고속 감사'... 같은 조직이 감사, 공정성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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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교육청 고위 간부 비리, 90분 '초고속 감사'... 같은 조직이 감사, 공정성 제로

2025. 11. 18 16:55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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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의 고위 간부 '1시간 30분' 초고속 감사

국감·도의회 보고까지 누락

최준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정책협력관 / 연합뉴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의 최준호 정책협력관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최 협력관은 지난 8월 '교직원 선거 개입' 폭로 사건 이후 사표를 제출했다가 번복, 다시 사직서를 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교육청 고위 간부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강원도교육청이 최 협력관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했음에도, 그 사실을 국정감사와 강원도의회 행정사무감사 초기에는 언급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의도적인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도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7일 최 협력관 관련 사안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임재욱 감사관은 "10월에 1차 조사를 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최재민 의원(원주4·국민의힘)의 질의에 10월 16일에 이미 최 협력관을 불러 조사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는 이달 13일에 단 30분간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 '2차 조사' 이전에 한 차례 더 조사가 있었음을 의미한다.


10월 16일 1차 조사는 외부 기관에서 1시간가량 진행되었으며, 감사관실 직원 2명이 '복지 실태', '교직원 선거 개입 폭로 경위', '도교육청 이미지 실추' 등에 관해 물었으나, 최 협력관은 줄곧 잘못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조사 사실을 행정사무감사 기간 내내 알지 못했던 도의원들은 "10월에 1차 조사가 있었음에도 지난 12일 행정사무감사에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는 점은 충격적"이라며 도교육청을 향해 '한통속', '짬짜미' 지적을 쏟아냈다.


이에 임 감사관은 "의도적으로 누락한 건 아니며, 다른 뜻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불신은 커지고 있다.


'1시간 30분' 감사의 법적 딜레마: 왜 교육청 자체 감사는 공정할 수 없는가?

강원도교육청의 자체 감사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감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절차상 실수를 넘어, 조직 내부 감사의 근본적인 한계와 법적 쟁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1. 고위 간부에 대한 감사는 '이해충돌'의 문제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및 자체감사기준은 감사기구의 독립성 보장을 핵심 원칙으로 규정한다. 특히 공정한 감사수행이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독립성을 의심받을 수 있는 상황을 배제해야 한다.


법률 전문가들은 최준호 협력관이 교육청의 고위 간부로서, 같은 조직인 감사관실이 그를 감사하는 것은 구조적인 이해충정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청주지방법원 판례(2023구합52333)는 감사기구의 장이 감사를 당하면서 다른 피감자를 감사하는 것은 공정한 감사수행이 어려운 특별한 사정으로 판단한 바 있다.


최 협력관은 교육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사관실이 교육감 및 부교육감의 지휘·감독을 받는 구조라는 점에서, 외부 간섭이나 압력으로 인해 공정한 감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2. 1시간 30분의 '초고속 감사', 부실 감사의 명백한 증거


'교직원 선거 개입', '복지 실태', '도교육청 이미지 실추' 등 중대한 비위 혐의에 대한 조사가 1차(1시간)와 2차(30분)를 합쳐 총 1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되었다는 점은 부실 감사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대법원 판례(2013추517) 등은 감사 활동의 충분성과 적정성을 강조하는데, 이처럼 짧은 조사 시간은 중대한 비위 혐의를 충분히 규명하기에 명백히 부족하다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


전주지방법원 판례(2022구합2753) 역시 감사활동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 자체감사를 준수해야 함을 판시하고 있다.


3. 감사 사실 '은폐 의혹', 감사의 효력까지 위협하다


도교육청이 10월 16일 1차 조사를 실시했음에도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 초반에 이를 밝히지 않은 행위는 감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이는 감사결과 처분의 효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법조계는 중대한 이해충돌이나 절차상 하자가 객관적이고 명백한 경우, 그 하자로 인해 감사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다고 본다 (대법원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 비록 무효가 아니더라도, 이해충돌로 인해 중요한 사항이 누락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 재조사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태 해결의 실마리: 교육청 자체 감사의 한계를 넘어설 '외부 개입'

교육청의 자체 감사가 공정성 논란의 늪에 빠진 만큼, 사태를 해결하고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대안적인 감사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공무원 불법 선거 개입 의혹 강제수사하라" / 연합뉴스
"교육공무원 불법 선거 개입 의혹 강제수사하라" / 연합뉴스


시민단체들은 이미 3개월이 지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법조계 역시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로 인해 자체감사만으로는 독립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외부 감사기관의 개입을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1. 헌법기관의 힘, 감사원 감찰


감사원법 제24조에 따라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와 그 소속 공무원의 직무를 감찰할 수 있는 헌법적 독립성을 가진 외부 감사기관이다.


헌법재판소 판례(2006헌라6)는 지방자치단체 자체감사의 한계로 인한 외부감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교육청 자체 감사가 신뢰를 잃은 지금, 감사원의 직무 감찰은 가장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이 될 수 있다.


2. 상급기관인 교육부의 직접 감사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행정감사규정 제22조에 따라 교육부장관은 시·도교육청에 대한 감사를 실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교육부의 직접 감사는 교육청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이다.


3.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만이 답인가


시민단체가 요구한 대로, '교직원 선거 개입' 등 형사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라면 경찰 등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진실을 규명할 유일한 길이 될 수 있다.


자체 감사는 내부 징계의 근거를 마련할 수는 있어도, 형사처벌을 위한 법적 증거 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강원도교육청 사태의 법적 쟁점은 교육청의 자체 감사가 공공감사법이 요구하는 독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했느냐로 모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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