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급제동해 뒤차 탑승자 다치게 한 운전자, ‘특수상해죄’ 실형
승용차 급제동해 뒤차 탑승자 다치게 한 운전자, ‘특수상해죄’ 실형
법원 “위험한 물건으로 상해 가했다”며 징역 8개월 선고

잔뜩 화가 난 한 남성 운전자가 보복운전을 하기 위해 앞차를 뒤쫒고 있다/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자신의 차량을 뒤따라 오는 차 앞에서 급제동해 사람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특수상해죄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18년 6월 자신의 엑센트 승용차를 몰고 경남 창원시에 있는 편도 2차로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이때 B씨의 포터 화물차가 갑자기 자신의 차로에 들어섰다. 화가 난 A씨는 B 씨의 화물차를 추월한 뒤 그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놀란 B(53)씨가 추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을 했고, 이때 화물차 조수석에 타고 있던 C(42·여)씨의 머리와 무릎, 손목 부위 등이 차량 대쉬보드에 강하게 부딪혔다. C씨는 이 일로 우측 손목 삼각섬유연골이 파열돼 6주간 치료를 받아야 했다.
창원지방법원(판사 강세빈)은 보복운전으로 뒤따르던 차 탑승자를 다치게 해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위험한 물건인 승용차를 휴대해 피해자에게 약 6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하였다”며 징역 8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보복 운전은 연쇄적으로 다른 교통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데, 실제로 피해를 당한 B씨 측이 수 킬로미터에 걸쳐 5분 이상 A씨 차량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가해자인 A씨가 계속 피해자 측에 책임을 돌리며 범행 의도를 부인하고, 피해자의 피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데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A씨의 엄벌을 탄원하고, A씨가 종전에도 교통사고 범행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 등이 형량 결정에 불리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와 변호인은 “B씨 차 앞에서 차량 속력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맞지만, 충돌 회피를 위해 수동변속기를 조작하면서 기어가 빠져 속력이 급감한 것일 뿐 고의로 급제동한 것은 아니며, 차량에 룸미러가 없어 피해자 차량을 의식하지 못했다”고 범행 의도를 부인하면서 재판부에 ‘작량감경’을 요청했다.
작량은 짐작하여 헤아린다는 뜻이다. 작량감경이란 재판 때 판사가 피고인의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 재량으로 본래 정해진 것보다 형량을 줄여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에 나타난 당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A씨가 B씨 차 앞에서 고의로 ‘위험한 물건’인 자기 승용차를 급제동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A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차량이 충돌을 회피한 뒤 3초가량 정상진행을 하다 A씨 차량이 속도를 줄였고 △급제동 후에는 매우 느린 속도로 5초가량 더 간 뒤 다시 속도를 높였으며 △이때 B씨 차량이 뒤쫒아 가자 속력을 올려 추적을 따돌렸다”며 “이를 종합해보면 A씨의 차량 급제동이 변속기 조작 오류와는 무관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작량경감은 법률상으로 감경 사유가 없어도 법률로 정한 형량이 범죄의 구체적인 정상에 비추어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관 재량으로 형을 경감할 수 있게 했다.
법관의 재량에 의한 감경이지만 무제한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감경의 정도는 법에 그 한도를 정해 놓았다. 유기 징역을 감경할 때는 그 형기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허용된다.
작량감경은 ‘국정농단’ 사법처리로 실형 기로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과 관련해 요즘 특히 주목받는다. 이 부회장의 경우 정상을 참작해 재판관 재량으로 형을 깎아주는 작량감경이 최종형량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일본의 통상보복 국면과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경제 상황 등이 변호인단이 주장하는 주요 작량감경 사유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작량감경은 1953년 형법을 제정할 때 일본 형법에 있던 ‘법관이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는 법조문을 그대로 따와 삽입한 조항이다.
그동안 법관에게 과도한 재량이 주어지고 있다는 논란이 일어왔다. 이 제도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