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내 원룸에서 쉰다는 팀장님, 직장 내 괴롭힘 점수 '90점'
점심시간에 내 원룸에서 쉰다는 팀장님, 직장 내 괴롭힘 점수 '90점'
회사 앞 원룸 구하자 "점심에 1시간만 쉬자"는 상사
지위 이용한 명백한 사생활 침해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회사 30초 거리에 원룸을 구한 사실을 알게 된 팀장이 "요즘 피곤해서 낮잠카페에 다니는데, 점심에 토퍼(휴대용 매트리스)를 가져가서 1시간만 쉬고 나오겠다"고 통보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너무 싫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괴롭힘 3요소 모두 해당
이 사안의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점수는 100점 만점에 90점에 달한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직장 내 괴롭힘을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고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로 규정한다. 팀장의 원룸 낮잠 요구는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 지위의 우위 이용: 팀장은 부하 직원에 대해 평가와 지시를 할 수 있는 명백한 우위에 있다. 직원이 "싫다"는 내색을 하기 어려운 관계를 이용해 사적인 요구를 한 것이다.
-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직원의 개인 주거 공간은 업무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가장 사적인 영역이다. 상사가 개인적인 휴식을 위해 부하 직원의 집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업무의 적정범위를 현저히 넘어선 행위다.
- 정신적 고통 유발: 글쓴이가 "너무 싫다"고 표현했듯, 상사가 자신의 사적 공간을 드나드는 상황은 그 자체로 상당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을 유발한다. 이는 근무 의욕 저하 등 근무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거절은 단호하게, 회사는 조사할 의무 있어
이런 황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 "팀장님, 제 원룸은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라 다른 분이 오시는 것은 불편할 것 같습니다"와 같이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만약 거절 이후에도 팀장의 요구가 계속되거나, 이를 빌미로 부당한 업무 지시 등 불이익을 준다면 즉시 회사 인사팀이나 상급자에게 알려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회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피해 직원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상사의 개인적 편의를 위해 부하 직원의 사생활이 침해당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무리 가벼운 부탁의 형태를 띠고 있더라도, 부하 직원이 고통을 느낀다면 괴롭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