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욕한 1:1 카톡, 다른 직원이 몰래 캡처해 고소했다면 처벌될까?
동료 욕한 1:1 카톡, 다른 직원이 몰래 캡처해 고소했다면 처벌될까?
공용 PC에 숨겨둔 대화가 증거로 제출…'불법 증거' 주장과 '공개성' 여부가 쟁점

지인과의 1:1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직장 동료를 험담했던 A씨가 모욕죄 피의자가 됐다. / AI 생성 이미지
지인과의 1:1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직장 동료를 험담했던 A씨는 모욕죄 피의자가 됐다. 근무지 공용 PC에 로그인된 A씨의 카카오톡을 동료들이 몰래 보고 캡처해 고소했기 때문이다.
A씨는 불법으로 수집된 증거라고 항변했지만, 사건은 이미 검찰로 넘어간 상태다.
허락 없이 엿본 카톡 대화도 법적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또, 단둘이 나눈 대화도 공개적인 모욕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공용 PC에 숨겨둔 1:1 카톡, 동료가 보고 고소했다
A씨는 최근 개인 휴대폰으로 지인과의 1:1 카톡방에서 직장 동료 B씨에 대해 "비하 발언, 쌍욕, 장애인" 등 심한 욕설을 했다. 문제는 A씨가 업무상 사용하던 근무지 공용 PC에 카카오톡이 로그인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A씨는 문제의 채팅방을 공용 PC 카톡에서는 '숨김 처리'를 해 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동료들은 어떤 경위로든 이 대화를 발견했고, 내용을 캡처해 A씨를 모욕죄로 고소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며 동료들이 불법으로 카톡을 열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증거의 적법성 판단은 검사가 할 일이라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몰래 본 카톡', 법정에서 증거로 쓸 수 있을까?
가장 큰 쟁점은 동료들이 몰래 캡처한 카톡 대화가 법적 증거로 인정될 수 있는지다. 결론부터 말하면, 증거로 사용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아닌 사인(私人) 간 위법수집증거는 형사소송법상 배제 여부가 엄격하지 않아, 캡처본 자체가 곧바로 증거에서 제외되기는 쉽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증거 수집 과정의 위법성 정도와 범죄 사실을 밝히는 공익을 비교해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더감 법률사무소 김경숙 변호사는 "공용 PC에 카카오톡에 로그인한 채로 두었고 별도의 잠금 등 보호조치가 없었다면, 접근권한 제한 여부가 쟁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A씨가 채팅방을 '숨김 처리'해 둔 점은 증거능력을 다툴 때 유리한 정황이 될 수 있다. 김경숙 변호사는 "'숨김 처리'는 접근을 제한하려는 의사를 보여주는 사정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1 대화도 '공개적 모욕'일까?…무혐의 다툴 핵심
설령 캡처본이 증거로 인정되더라도,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인정돼야 한다. 변호사들은 A씨의 욕설이 1:1 대화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무혐의를 다퉈 볼 여지가 크다고 봤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1대1 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낮아,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크다"며 "이를 논리적으로 주장하면 무혐의 처분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 역시 "지인과 단둘이 1대 1로 대화한 상황이라면, 법리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제3자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부정되어 범죄 혐의가 성립하지 않을 여지가 충분히 존재한다"고 봤다.
불법 열람한 동료 역고소는 '신중히'
A씨는 동료들을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역고소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허락 없이 타인의 카카오톡 대화를 열람하고 캡처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상대방이 허락 없이 공용 PC에서 계정에 접속해 대화 내용을 열람·캡처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입 및 비밀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법적으로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소는 현재 진행 중인 모욕 혐의의 방어와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는 보유 중인 정황 자료를 먼저 면밀히 검토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검찰로 사건이 넘어간 지금은 맞고소보다,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증거의 위법성과 공연성 부재를 주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다수 변호사의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