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친 배신에 '사내 폭로' 돌아온 건 '명예훼손·계정침입' 이중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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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배신에 '사내 폭로' 돌아온 건 '명예훼손·계정침입' 이중 족쇄

2025. 09. 18 14:5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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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폭로도 처벌, 계정 침입은 별개 범죄

한순간의 복수가 부른 법적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믿었던 그녀의 배신, 복수심에 올린 글 하나가 '명예훼손'과 '계정 침입'이라는 이중의 덫이 되어 돌아왔다.


믿었던 연인의 배신에 분노한 남성 A씨가 전 여자친구의 회사 앱에 폭로 글을 올렸다가 '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 침해'라는 이중의 법적 족쇄를 차게 됐다. 한순간의 감정적 대응이 얼마나 복잡한 법적 책임을 낳는지 보여주는 서늘한 경고장이다.


A씨의 복수는 치밀했다.


그는 자신의 노트북에 저장된 전 여자친구의 네이버 자동 로그인 정보를 이용해 회사 내부 앱에 접속했다. 그녀의 사회적 평판에 가장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공간, 바로 '회사'를 정조준한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나고 있다.” 익명의 그늘에 숨어 던진 이 한 문장은 회사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러나 잠시의 통쾌함 뒤에 돌아온 것은 경찰의 전화였다.


고소인은 뜻밖에도 전 여자친구가 아닌, 그의 상사 B씨. 혐의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이었다.


‘사실’이어도 유죄? 명예훼손의 딜레마

경찰 조사를 앞둔 A씨에게 B씨 측은 합의를 제안했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에, 합의는 A씨에게 유일한 탈출구처럼 보였다. 하지만 법적 쟁점은 그리 간단치 않다.


설령 A씨의 폭로가 '사실'이라 해도 안심할 수 없다.


우리 형법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또한 처벌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폭로 내용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만 예외를 인정하는데, 연예인의 마약 투약 의혹이나 고위 공직자의 비리 의혹 제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A씨의 폭로는 지극히 사적인 관계로, '공공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비방의 목적'이 뚜렷해 유죄 가능성이 높다.


진짜 시한폭탄은 따로 있었다 '전 여친의 침묵'

하지만 B씨와의 합의가 끝이 아니다.


A씨가 간과한 진짜 위험, '시한폭탄'은 바로 전 여자친구의 손에 쥐어져 있다. 그녀는 왜 고소하지 않았을까? 사건이 더 커지는 것을 원치 않았을 수도, 혹은 아직 법적 대응을 고민 중일 수도 있다.


그녀의 침묵이 A씨에겐 더 큰 위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여자친구의 계정에 무단으로 접속한 행위는 명예훼손과는 별개의 범죄, 즉 정보통신망법상 ‘정보통신망 침해’ 혐의가 성립한다. 이 혐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따라서 B씨와 명예훼손에 대해 합의하더라도, 전 여자친구가 이 혐의로 고소하면 수사는 계속되고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결국 A씨는 B씨와의 합의와 별개로, 전 여자친구의 선처까지 구해야 하는 이중의 족쇄를 스스로 채운 셈이다. 손가락 하나로 시작된 복수극은 그에게 값비싼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감정적 대응이 개인의 삶을 어떻게 옭아매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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