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까지 받아 가게 뺐는데…'새 임차인 파기'에 날아온 계약 부활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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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까지 받아 가게 뺐는데…'새 임차인 파기'에 날아온 계약 부활 통보

2026. 05. 14 10:4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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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금 받으면 보증금 반환' 문자 한 통에 엇갈린 운명…700만원은 누구 손에

상가 임차인 A씨는 새 임차인을 구해 계약 종료를 합의했지만, 새 임차인의 계약 파기로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 AI 생성 이미지

"보증금을 받아서 대출 상환을 하려 했는데 정말 막막합니다…" 폐업 후 새 임차인을 구해 계약 종료를 눈앞에 뒀지만, 새 임차인의 돌연한 계약 파기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임대인은 "기존 계약이 부활했다"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한다. 임차인은 대출까지 받아 원상복구를 마친 상황. 과연 임차인은 남은 보증금 7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계약 끝났다" 믿고 대출까지…한 달 만의 악몽


사건의 시작은 2025년 5월, A씨가 3년 만기의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으면서다. 하지만 건강 악화와 매출 부진으로 6개월 만인 그해 11월, 가게 문을 닫아야만 했다.


A씨는 임대인에게 원상복구와 3개월치 월세를 조건으로 계약 종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고, 2000만 원의 보증금에서 매달 월세가 차감되는 고통스러운 나날이 시작됐다. 유일한 희망은 새 임차인을 구하는 것뿐이었다.


해를 넘겨 2026년 4월, 마침내 새 임차인이 나타났다. 4월 13일, 임대인은 A씨에게 "계약서를 작성하고 마무리했다"는 기쁜 소식을 문자로 알렸다. 뒤이어 '새 임차인에게 잔금을 받으면 보증금을 입금해 주겠다'는 구체적인 약속까지 받았다. 이 말을 철석같이 믿은 A씨는 대출까지 받아 가게를 원상복구하며 재기를 꿈꿨다.


그러나 한 달 뒤인 5월 21일, 그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새 임차인이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한 것이다.


임대인의 태도는 180도 돌변했다. 그는 A씨에게 거래가 파기됐으니 기존 계약이 부활했다며 남은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7개월치 월세가 빠져나가 700만 원밖에 남지 않은 보증금을 바라보며 A씨는 망연자실했다.


'합의 해지'냐 '조건부 합의'냐…법조계 팽팽한 갑론을박


이 사안의 핵심은 임대인이 새 임차인과 계약한 시점에 A씨와의 계약이 완전히 종료됐다고 볼 수 있는지, 즉 '합의해지'가 성립했는지 여부다.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지만, 다수는 A씨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았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질문자님께 계약 완료 및 보증금 반환 일정을 통보한 시점에서, 기존 임대차 계약은 합의 해지된 것으로 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임차인이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파기한 것은 임대인과 새로운 임차인 사이의 문제"라며 "임대인은 포기된 계약금을 취득하여 손해를 보전받게 되므로, 이 사유로 일방적으로 질문자님과의 종전 계약을 부활시킬 수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쉴드 임현수 변호사 역시 "법리적으로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한 순간, 의뢰인님과 임대인 사이의 기존 임대차 계약은 합의 해지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합니다"라며 "새 임차인의 계약 파기와 계약금 몰수는 임대인과 새 임차인 사이의 문제일 뿐 의뢰인님께 그 책임을 전가할 수 없으며, 임대인이 일방적으로 이미 해지된 기존 계약을 부활시킬 권한도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신중론도 제기됐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이번 사례처럼 새로운 임차인이 잔금을 치르지 않고 계약을 파기했다면, 안타깝게도 기존 임대차 계약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 또한 "'잔금 수령 시 반환' 등으로 정지조건(신규임차인 잔금완납)을 분명히 합의한 것으로 인정되면 임대인이 기존계약 존속을 주장한 사례도 있습니다"라며 임대인이 보낸 문자의 '조건' 부분이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새 임차인이 낸 위약금, 손해 보전 주장해야"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임대인이 새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위약금(몰수된 계약금)'의 존재를 중요한 협상 카드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인이 손해를 주장하더라도, 포기된 계약금으로 그 손해가 일부 메워졌다는 점을 A씨가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훈무 변호사는 "임대인이 새로운 임차인으로부터 받은 위약금(몰수된 계약금)을 통해 임대인의 손해가 일정 부분 보전되었다는 점을 주장하여, 남은 보증금 반환이나 향후 월세 공제에 대해 협의를 이끌어낼 여지가 있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호평 배성환 변호사 역시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서 받은 계약금을 누구의 손해로 처리할지 다투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소송 전 협상이나 재판 과정에서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핵심 논리다.


"증거 확보 후 내용증명 발송부터"…현실적 대응책은?


그렇다면 A씨가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는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증거 확보'와 '내용증명 발송'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임대인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 전체, 원상복구 비용 영수증, 대출 관련 서류 등을 빠짐없이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푸름 법률사무소 이푸름 변호사는 "(증거를 정리한) 이후 임대인에게 계약금 처리 내역과 보증금 정산 방식을 명확히 요구하고, 필요하면 내용증명으로 협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내용증명에는 '기존 계약이 상호 합의하에 종료되었음'을 명시하고, '남은 보증금 반환을 강력히 촉구하며, 불응 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담아야 한다.


다만 신은정 변호사는 소송의 실익을 따져볼 것을 권했다. "청구 금액이 약 700만 원으로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재판으로 가기에는 실익이 적을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민사소송 진행 시 승소하게 되면 정해진 한도 내에서 상대방에게 변호사 선임 비용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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